카슈끄지 암살, 사우디 정보기관 계획 가능성 제기돼

입력 2018-10-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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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식통 “그런 작전 빈 살만 왕세자 모르게 할 수 없어”

▲1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을 당국 관련자들이 지키고 서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을 당국 관련자들이 지키고 서있다. 이스탄불/AP연합뉴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이 사우디 정보기관인 무캇바라(GIP)의 고위 관료에 의해 준비된 것이라고 미 CNN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고위 관료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NN은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심문 혹은 납치를 승인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다만 몇몇 미 관료들은 그런 식의 작전을 왕세자 모르게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이 고위 관료가 팀을 직접 조직해 카슈끄지를 심문하려는 목적으로 파견했다”며 “이들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국의 최대 라이벌인 카타르에 연계된 인물인지 의심했다”고 했다.

또, CNN에 따르면 암살에 관여한 이들이 관련 정보를 사우디 정부에 투명하게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 암살 의혹과 관련돼 ‘분명한 정보’를 갖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터키 당국의 수사 결과 카슈끄지의 사체는 토막 난 채 발견됐다. CNN은 터키 관료를 인용해 “카슈끄지가 2주 전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뒤 사체가 토막 났다”고 언급했다.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자기 발로 총영사관을 걸어나갔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우디는 CCTV라도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 의혹에 연루됐다면 “나쁜 일”이라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에 급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살만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 등을 잇달아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사우디 지도부는 이스탄불 주재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철저하고 투명하며 시기적절한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사우디 측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중동 전략의 핵심인 사우디에 대해 조처를 하라는 미 의회 내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왕세자가 (배후론을) 부인한 것을 공개적으로 알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부터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한 카슈끄지는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다. 이후 그가 착용한 애플워치와 연동된 아이폰에서 심문·살해 기록을 입수한 터키 당국은 사우디 왕실을 배후로 지목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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