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대중화에 사활을 걸었다. 코딩없이 누구나 쉽게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고 우수한 AI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태평양 넘어 미국과 캐나다로 AI 총책임자를 급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4일 자사 AI플랫폼 ‘누구’ 기반 AI 서비스를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 ‘누구 디벨로퍼스’를 일반에 오픈한다고 17일 밝혔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외부 개발자가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도록 ‘누구 플레이 키트’와 디바이스 관리용 ‘누구 비즈’로 구성돼 있다. 개발 툴이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으로 돼 있어 개발자는 복잡한 코딩 과정 없이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누구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누구 디벨로퍼스 웹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후 유해 서비스·금칙어 포함 여부, 발화 테스트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배포·운영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만 개발할 수 있었던 AI 기술을 일반인에게 오픈해 AI 기술의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한 조치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국내에 최초로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고, 다양한 상품과 결합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박 사장은 그동안 AI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고 관련 기술 개발을 강조해 왔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플랫폼은 SK텔레콤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용자를 늘리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속도감 있게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기술 개발 속도에 비해 인력난에 시달렸던 AI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력충원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초 AI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한 애플 출신 김윤 박사를 미국 현지에 파견했다. SK텔레콤의 AI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 센터장은 애플 음성인식 개발 팀장과 홈팟의 ‘시리’ 개발 총괄을 역임한 머신러닝(기계학습) 전문가로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김 센터장은 13일 미국 시애틀 지역 한인 IT 전문가들의 모임인 ‘창발(창의와 발명)’ 주최 ‘2018 창발 콘퍼런스’에 참여해 AI 전문가들과 관련 분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해외 우수한 IT 인재를 직접 영입하기 위해 자리를 만든 것.
창발은 2014년 발족한 북미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IT 비영리단체다. 현재 가입자만 500여 명이고. 회원 가운데 30%가 아마존, 28%가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등 AI 분야 개발자들과 데이터 관련 종사자들이 밀집돼 있다. 김 센터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AI 분야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직접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박 사장은 최근 자사 AI 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 규모를 한정 짓지 않고, 상시로 영입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글로벌 AI 전문인력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은 12월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머신러닝 분야 최대 글로벌 학술대회인 N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에도 참가해 AI 인력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