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이 소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간장 시장에 염도를 낮춘 신제품을 출시해 정면 승부를 건다.
지난 70년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간장 명가 샘표는 새 브랜드 ‘새미네 부엌’을 론칭했다고 17일 밝혔다. 브랜드 네이밍은 ‘샘(표)이네 부엌’에서 착안했으며 누구나 즐겁게 요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종전 간장보다 염도를 10% 정도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염분 섭취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간장 소비가 줄자 이들을 겨냥한 전략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1인당 연간 간장 섭취량은 2012년 2.4㎏에서 2016년 2.32㎏으로 줄었다. 국내 간장 소매시장 규모도 당연히 쪼그라들고 있다. 2013년 2290억 원대에서 지난해 2170억 원으로 5.3% 감소했다. 1위 기업인 샘표식품의 간장 매출 역시 2015년 1355억 원, 2016년 1327억 원, 2017년 1316억 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의 핵심인 발효기술을 통해 식품을 넘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는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가 몇 년 전 나트륨 함량을 30% 이상 줄인 저염 조미료인 ‘연두’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염도를 낮춘 간장으로 침체된 시장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 대표가 앞서 야심차게 선보인 순식물성 콩발효 요리 에센스 ‘연두’는 2017년까지 연평균 36%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 대표는 스페인 알리시아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연두’에 대해 연구하면서 장류를 기반으로 한 발효 조미료가 한식뿐 아니라 전 세계 음식에 어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스페인에서 ‘매직소스’라는 별명을 얻어냈다. 올 3월에는 ‘연두’ 에센스가 미국에서 열린 ‘애너하임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서 ‘올해의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5월 ‘샘표 우리맛 연구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장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식품기업에서 새로운 식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오너 3세로 21년 경력의 장수 CEO인 박 대표는 발효기술을 원천으로 한국 식문화 수준을 높이는 한편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번 신제품 출시는 짠맛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다소 멀어진 간장을 다시 소비자들의 관심권으로 되돌리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으로 읽힌다.
샘표 관계자는 “새미네 부엌은 100% 자연숙성 간장으로, 요리 시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면서 “동글동글한 패키지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등은 젊은층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