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분양 줄줄이 연기, 고민 깊어지는 건설업계와 실수요자

입력 2018-10-21 10:00 수정 2018-10-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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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가을 분양 성수기임에도 정부의 규제로 수도권 분양이 사실상 실종된 모습이다. 올해 분양은 이대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며 실수요자들과 건설업계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아파트투유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과 이달 서울지역 분양물량은 지난달 공급한 '신마곡 벽산 블루밍'이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는 서울지역 분양예정 물량이 아예 없다. 반도건설이 이달 말 신당동에 공공지원 민간임대만을 공급할 예정이고 서초우성1차 재건축 단지가 일정을 서두를 경우 이달 말쯤 겨우 견본주택의 개관만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강남, 청량리 등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재건축조합과 HUG간 분양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인천, 경기 지역 등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분양 보증을 해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새 청약 제도가 시행되는 11월 말 이후로 분양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분양이 미뤄진 단지는 위례신도시와 판교 대장지구, 과천주공 6단지 등 수도권 3곳, 모두 2200가구 정도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분양 보증 기관인 HUG가 분양보증 승인 절차를 이유로 사실상 분양 시장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서초우성1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리더스원'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이 짓는 ‘디에이치 반포’의 분양도 지난 8월에서 오는 11월로 미뤄졌다. GS건설이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단지 '개포 그랑자이(개포주공4단지)'와 '서초 그랑자이(서초무지개 아파트)'의 경우도 분양가 협상 지연에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청약 막차타기'를 노렸던 1주택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현행 청약 제도로는 중대형 평형에 대해 1주택자도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을 추첨을 통해 도전해볼 수 있지만, 11월 말부턴 추첨 물량의 75%가 무주택자들에게 우선 배정되는데다 나머지 25%를 놓고도 무주택자와 다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 역시 사업시기를 저울질 하느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HUG의 요청대로 11월 이후라면 올해는 12월 밖에 없는데 경우 전통적인 분양시장 비수기 일 뿐만 아니라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해서 분양을 시작하기 보다는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내부의견이 적지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실상 HUG의 분양보증을 받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올해 계획된 물량을 모두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을 고민중”이라며 “정부의 규제가 계속되는 만큼 무리해서 분양에 나서기 보다는 다시 시기를 저울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HUG의 방안대로 분양가 더욱 낮아질 경우 주변시세와의 가격차이가 더욱 커지게 된다. 일례로 성북구 길음1구역 재개발 조합은 3.3㎡당 분양가를 2500만 원 대로 제시했으나 HUG는 1800만 원 이하로 고수하면서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가를 낮춰야 분양이 가능하다는 시공사과 높여야 한다는 조합간의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이미 수도권 청약시장이 '로또'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더 낮은 분양가는 청약 열기를 더 키울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과도한 분양가 통제로 분양 일정이 계속해 늦어지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HUG가 가격을 통제하기 보다 ‘분양가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전문성 있는 분양가격 책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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