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세종역 갈등 고조… 국토부는 뒷짐

입력 2018-10-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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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신설 재추진 의사, 호남에서도 적극 동조... 오송역 위치 충북은 결사반대

▲8일 오후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충북 예산정책협의회' 회의장 앞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제2경부고속도로 남이 경유와 KTX세종역 백지화 등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8일 오후 청주시 충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충북 예산정책협의회' 회의장 앞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제2경부고속도로 남이 경유와 KTX세종역 백지화 등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난 KTX 세종역을 놓고 지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KTX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하고 이에 호남 쪽에서 적극 동조하고 나서자 기존 오송역이 위치한 충청북도는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KTX 세종역 신설은 지난 총선에서 이 대표의 대표 공약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이 끝나는 듯했으나, 최근 이 대표가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재점화됐다. 충북은 세종역이 생기면 불과 15㎞ 떨어진 청주 오송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 변수가 생긴 것은 호남에서 KTX 세종역 신설을 전제로 호남 KTX 단거리 노선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무소속인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이달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세종시와 주변 지역 간 KTX 세종역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세종역이 포함된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이 합류해 병목현상이 심하다는 이유로 오송∼평택 간 KTX 노선 복선화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기존 노선을 복선화하는 것보다 ‘천안아산∼세종∼(공주)∼익산’으로 이어지는 호남 KTX 단거리 노선을 개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복선화와 호남 KTX 단거리 노선 신설의 비용이 거의 같고 KTX 노선이 오송으로 19㎞를 도는 바람에 추가로 들어가는 운임과 시간 등을 따지면 이용자 1인당 9000원의 경제적, 시간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KTX 세종역을 둘러싸고 지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한발 물러서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용역 결과로 볼 때 여건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지금 당장 세종역 설치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인구가 계속 늘고 있고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추가로 내려가면 경제성 평가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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