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한 업무현황과 2017년 국감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조치결과 상세보고서를 통해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조정폭을 축소해 운용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금리 조정의 파급효과, 시장참가자에 대한 시그널링 효과 등을 고려해 필요시에는 축소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bp씩 미세조정하는 소위 마이크로스텝 도입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었다.
앞서 일부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 조정폭을 25bp보다 작게 운용한 바 있다. 실제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6월과 9월 각각 10bp씩, 2016년 5월 5bp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체코 중앙은행은 2012년 11월에, 일본은행은 2008년 10월과 12월에 각각 20bp 인하로 금리를 조정했었다. 헝가리 중앙은행 역시 2013년 8월부터 10~20bp로 금리인하 조정을 해 왔다.
한은은 이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리의 장기간 인하 및 제로수준 근접 등으로 정책여력이 크게 축소돼 가는 경우 등에 한정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금리인상시 조정 폭을 작게 운용한 경우도 통화량 목표제하에서 재할인율을 인상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1980년대말 이후 정책금리를 25bp 단위, 소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관행화됐고 한은도 25bp 또는 그 배수로 조정해 왔다고 밝혔다. 또 금리 조정폭을 25bp보다 축소할 경우 조정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의도하는 만큼의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아울러 25bp 조정이 관행화된 상황에서 정책금리 조정폭을 축소할 경우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불필요한 혼선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도 한때 금리보폭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었다. 2014년 7월과 9월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밝혔던 정해방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5bp 금리보폭을 20bp로 축소해 인하할 것을 주장했었다. 이후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