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교통공사 의혹을 ‘고용세습’, ‘청년 일자리 도둑’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교통공사의 채용과정에 특혜나 위법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인사처장 부인의 정규직 전환, 기술직 1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노총 전 위원장의 아들이 함께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과연 문제가 되는 것인지 애매하다. 가족이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이것이 채용비리라면 사내 연애로 시작해 얼마 전 결혼에 골인한 동료 기자도 문제가 된다. 부부 교사와 변호사, 판·검사로 이뤄진 법조인 집안은 어떠한가. 이들에게도 ‘청년 일자리 도둑’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공사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연장선에 있다. 노동조합 측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전환한 것이 왜 잔치냐. 서울시가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외부에도 모두 공개된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인사처장 부인은 2001년 5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돼 정규직 전환 논의 전부터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사의 청년 일자리도 더 늘어났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1200여 명 가운데 논란이 된 안전업무직은 943명이다. 이 중 313명은 자회사나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승계이며, 나머지 620명은 모집공고를 통해 새로 채용됐다.
다만 공사 측은 자체감사에 착수해 논란이 된 채용 명단 누락에 고의성이 있는지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고의성이 사실로 드러나면 야당의 공세에 명분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공세일 뿐이다.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