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험난한 아베 총리 3선 이후

입력 2018-10-23 06:00 수정 2018-10-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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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정치학 전공)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는 9월 20일(현지시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선을 달성해 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되었다. 이에 그는 총리로서의 임기가 2021년 9월까지 3년 연장되었다. 그런데 3선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아베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누가 봐도 자민당 내에서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표를 모은 결과였고, 경쟁 상대가 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아베 진영으로부터 협박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어 많은 국민들이 아베 진영에 서늘한 시선을 보냈다.

이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화제를 모은 사람이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이자 자민당 국회의원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다. 그는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이지만, 이미 다음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부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고집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볼 때 극우파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 자민당 내 리버럴파다.

그런 고이즈미 전 총리의 원래 성격은 은퇴한 다음 오히려 잘 나타났다. 그는 최근 여러 강연에서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철폐를 호소하고 있고, 개헌을 통한 군대 부활에 반대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행보는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에 힘을 실어준다. 그런 고이즈미 전 총리의 원래 특징은 차남 신지로에 잘 나타나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지난 총재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 지지를 표명했다. 그에게는 아베 진영으로부터 “아베 총리를 지지해 달라”는 요청이 계속 있었다.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진영으로부터의 지지 요청을 거절한다면 후의 정치 생명에 상당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일본 정치의 현실이다. 그러니 신지로 의원은 중립을 지킬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소신대로 이시바 시게루를 지지했다. 그런 그를 보면서 국민들은 많은 지지를 보낸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현재 벌써 다음 총리 후보 1위에 올라가 아베 정권으로도 무시하지 못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현재까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자신이 소속하는 자민당의 부패와 아베 총리의 스캔들을 비판해 왔다. 잘생긴 외모에 전 총리의 아들이라는 점도 그에게는 유리한 요소다.

일본은 내각책임제이므로 총리와 내각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때는 총선거가 실시되고 얼마든지 총리가 교체된다. 새로운 아베 내각의 한계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이미 상당히 많다. 끝이 보이는 내각이 빨리 레임덕에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런 관측을 뒷받침하듯 새 내각과 자민당이 공을 들인 지난달 30일의 오키나와현(沖繩縣)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등 보수파가 지지한 후보가 대패했다. 이 선거는 단순한 지사 선거가 아니라 자민당 지지가 하강할 것이라는 예측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새로운 오키나와 지사가 된 다마키 데니(玉城デニ-) 지사는 아버지가 오키나와 주둔 병사 출신 미국인이고 어머니는 오키나와 여성이다. 그런데 그는 철저한 반(反)자민당, 반아베 정책을 주장해 왔다. 그는 개헌 반대와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반대를 외치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전쟁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와 위안부 강제연행을 일부 시인한 고노 담화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런 다마키 지사의 탄생은 아베 총리의 새로운 3년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시각으로 이어졌다.

내년 4월 말에는 지방선거가 있고 7월 말에는 참의원 선거가 잡혀 있다. 그러므로 쉴 새 없이 아베 총리는 선거를 위해 뛰어야 한다. 아베 총리의 비원인 헌법 개정도 최근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49%로, 찬성 32%를 크게 웃돌았다. 남북한이 평화로 나아가는 동북아 국제 정세에서 일본이 군대를 부활할 필요가 없다는 국민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베 총리의 핵심적인 주장이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그리고 2019년10월부터는 현행 8%인 소비세를 10%로 인상해야 한다. 소비세를 인상할 때마다 그때의 총리와 내각은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3선을 달성했지만 아베 정권의 3년은 쉬운 길이 아님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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