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친구의 죽음, 과거로 회귀한 터키

입력 2018-10-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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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O.Z. 리반엘리 지음/고영범 옮김/가쎄/240쪽/1만3800원

책은 이브라힘이라는 현직 신문기자의 관점에서 전개된다. 그는 신문사 편집 회의에 올라온 사건 중에서 어린 시절 고향 친구인 후세인이 미국 플로리다에까지 가서 살해당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 취재를 위해 친구의 시신이 돌아와 있는 고향 마르딘으로 향한다.

유년 시절에 떠난 후 처음으로 찾아간 고향 마르딘은 이브라힘의 어린 시절보다 더 과거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이슬람의 율법주의는 더욱 엄격해져서 아시리아 기독교인의 상점에 가지 않으면 와인 한 병 마음대로 사기 어렵고, 밤이 되면 아이시스를 추종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이 두려워서 모두 바깥출입을 삼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브라힘은 독실한 무슬림이자 의사였던 그의 친구가 시리아에서 아이시스에 의해 성노예로 잡혀 있다가 탈출해온 이교도 에지디 족의 여성 멜렉나즈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시도하다가 아이시스의 추종자들에게 총격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간신히 살아남은 친구는 형들이 사는 미국 플로리다로 옮겨갔다가 거기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이브라힘은 친구 후세인과 멜렉나즈의 흔적을 찾아 4000년 전 에지디들이 숭배하던 태양신의 사원으로 세워진 후 1600년 정도 전부터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의 수도원이 된 다륄자파란에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의 수도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웃지 마세요, 진지하게 하는 얘깁니다. 이 지역에서는 1600년 전이란 건 바로 어제와 마찬가지예요!"

또 다른 친구의 아버지이자 이슬람 율법학자인 노인은 아이시스의 발호를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사건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이브라힘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땅이 얼마나 피투성이 지옥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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