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강주아오대교 개통…광둥·홍콩·마카오 연결 ‘그레이터 베이’ 첫발

입력 2018-10-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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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 견인차 역할 기대…‘중국의 실리콘밸리’ 구축 목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열린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대교’ 개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주하이/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광둥성 주하이시에서 열린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대교’ 개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주하이/EPA연합뉴스
홍콩과 마카오,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를 연결하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橋)가 개통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주하이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강주아오대교는 24일부터 정식으로 차량이 운행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문교보다 20배 긴 강주아오대교의 개통으로 광둥성 내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등 총 11개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경제권역으로 통합하는 ‘그레이터 베이 에어리어(Greater Bay Area)’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강주아오대교는 교량과 해저터널, 인공 섬 등으로 이뤄진 길이 55km의 거대한 프로젝트다. 홍콩 국제공항이 있는 란터우 섬과 마카오, 주하이를 잇는다. 총 공사비는 1000억 위안(약 16조 원) 이상이고 건설에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대교 개통으로 육로로 약 4시간이 걸렸던 홍콩-주하이는 45분, 페리로 1시간이 소요됐던 홍콩-마카오는 30분 정도에 왕래할 수 있게 됐다.

강주아오대교는 그 수명이 120년에 달하며 규모 8.0의 지진과 초대형 폭풍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지난달 14일 슈퍼 태풍 ‘망쿳’이 홍콩을 강타해 빌딩 유리창이 깨지고 수백 그루의 나무가 뿌리채 뽑혔을 때에도 다리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지난달 홍콩과 중국 본토 광저우를 연결하는 ‘광선강(廣深港) 고속철도’에 이어 강주아오대교가 개통하면서 그레이터 베이 프로젝트는 교통 인프라가 더욱 충실해졌다.

▲홍콩과 마카오, 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는 총 길이가 55km에 이른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과 마카오, 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강주아오 대교는 총 길이가 55km에 이른다. 홍콩/AP연합뉴스
본토와 홍콩, 마카오 간의 여행시간을 대폭 단축해 이들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관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그레이터 베이를 통해 ‘중국의 실리콘밸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하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첨단 IT 기업들이 밀집한 선전과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광저우, 금융·물류 허브인 홍콩, 카지노를 중심으로 관광산업이 활성화된 마카오를 결부시켜 새로운 경제 견인차를 창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레이터 베이의 핵심 축인 광둥성은 40년 전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된 곳이다. 시진핑의 아버지인 시중쉰은 당시 광둥성 당서기로 개혁·개방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SBC홀딩스의 8월 보고서에 따르면 그레이터 베이는 중국 대륙에서 1% 면적만을 차지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두 배에 달한다. 이 지역은 중국 전체 수출의 37%, 국내총생산(GDP)의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HSBC는 오는 2025년에 중국 전체 IT 기업의 45%가 그레이터 베이에 본사를 둘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WSJ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의 서로 다른 법과 세금 시스템 속에서 경제를 어떻게 통합할지가 그레이터 베이의 최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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