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담보 실존 여부 확인 안 돼 = 테더는 코인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재단에서 은행 예치금과 동일한 양의 테더 코인을 발행하는 서비스다. 1테더의 출금을 요청하면 1달러를 은행 계좌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반대로 1달러를 입금한 후 1테더를 받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코인 거래에 이용한다.
달러 예치금만큼 테더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테더는 최대 28억5682만 달러(3조2439억 원, 9월 22일 기준)나 발행됐다. 가상화폐 거래에 법정화폐를 직접 쓰지 않아서 법적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발행량은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테더 운영재단이 테더 총발행량에 상응하는 달러 예치금을 보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테더 재단은 공신력 있는 회계법인의 감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의혹이 사그라지들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는 코인 폭등 사태로 폭발했다. 테더가 달러 가치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에 1비트코인 가격은 15일 하루 동안 6298달러에서 7778달러까지 23.5%나 오르내렸다. 테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비트코인으로 보관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까지도 테더를 기축으로 한 거래가 법정화폐 거래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6일 오전 9시 20분 현재 비트피넥스 테더 기축으로 거래되고 있는 1비트코인 가격은 6713달러로 코인베이스 달러 기축 6420달러보다 4. 5%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미국 정부 승인 코인 등장 = 테더가 지난달 28억5682만 달러로 최대 발행량을 기록한 후 최근 신뢰도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한 달 새 8억 달러 이상 테더가 소멸됐다. 현재 20억4554만 달러(약 2조3223억 원, 10월 23일 기준)로 시가총액이 축소됐다.
업계에선 줄어든 테더 시장이 다른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실물 화폐를 보증하는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현물가치고정 코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미국 뉴욕주 금융당국이 공식 승인한 제미니 달러와 팍소스 스탠더드가 출범했다.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은 달러화에 연동된 이들 코인 발행 요청을 받아들였다.
제미니 달러와 팍소스 스탠더드는 뉴욕주에 신탁회사로 등록돼 거래가 이뤄진다. 뉴욕주 금융당국의 검증된 규제 테두리 안에 있다는 얘기다.
미국 블록체인 기업 서클 역시 최근 스테이블 코인 ‘USD코인’을 공개했다. 이 코인은 서클이 인수한 암호화폐 거래소인 폴로닉스 등에서 바로 쓰일 수 있다. 서클의 암호화폐 거래 데스크인 ‘서클 트레이드’에서도 거래된다.
트루USD 역시 정기적으로 회계 감사를 실시할 것을 약속하며 테더의 빈자리를 키우고 있다.
◇‘다이(DAI)’, 스마트컨트랙트로 회계 불안 없앴다 = 미국 기업들이 테더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내놓은 코인들이 나오고 있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하긴 힘들다. 기업의 회계 부정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스마트컨트랙트(자동이행계약)로 만들어진 다이(DAI)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이는 스타트업 메이커다오에서 이더리움 스마트컨트랙트로 달러 가치를 유지시킨다. 모든 거래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내에서 자동화돼 있어, 회계 부정에서 자유롭다. 운영상 결함이 불안 요소인데, 지난해 말 서비스 이후 아직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출시 10개월 동안 6408만 달러(727억 원, 23일 오전 기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직 대형 거래소에서 채택되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향후 규모가 성장하면, 해결될 전망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현물 가치 고정 코인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점차 성숙하고 있고, 스마트컨트랙트 활용으로 많은 부분이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