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겠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정기국회 회기 내에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회견문에서 "사법농단 수사 경과를 보면 법원이 과연 수사에 협조하고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현행 재판부에 의한 재판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반 형사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0%에 달하지만, 이 사건 영장은 단 한 건도 온전히 발부된 적이 없다"며 "전부 기각되거나 발부돼도 일부만 발부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특별재판부 설치 방안 마련에 동참하길 촉구했다. 이들은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절차를 통해 재판 사무분담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8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 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간접 참여하는 특별재판부 후보 추천위원회를 두고 여기서 추천하는 현직 판사 3명을 각각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배치해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특별재판부의 판결문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판사의 의견을 적시하도록 하고, 1심에 한해서 일반 시민의 평의 내용을 재판부 판결에 반영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다만 '박주민 법안'에 대해 여야4당은 입장을 달리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박주민 의원 안에 100% 찬성하지는 않는다"며 "특별재판부 추천위 구성이나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등에 대해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을 탄핵 소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가 헌법에서 규정한 법관 탄핵권을 행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국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병완 원내대표는 "탄핵의 경우 특별재판부 활동으로 의혹이 더 나왔을 때 가장 최후로 논의될 수 있어 유보했다. 국정조사는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언급했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평화당과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