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외국인 공포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투매 지속 =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4.28포인트(1.63%) 밀린 2063.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25일) 포함 10월 한 달간 코스피시장에서 3거래일을 제외하고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 트리거(방아쇠)는 미국 증시의 하락 전환이다. 특히 연초부터 ‘베어마켓(약세장)’을 점쳐온 모건스탠리가 23일(현지시간)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은 통상 트레이더가 전반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된다.
한 대형사 펀드매니저는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가 지속되고 있는데, 선진국 증시가 최근에야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나 미국발 금리인상 이슈 등 각종 노이즈가 해결된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장기침체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도 당초 예상처럼 부진했다.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6%,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분기(0.9%) 이래 최저 수준이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GDP는 경기 부진이 한국은행과 정부에 외치는 소리”라며 “건설·설비투자가 전분기 대비 6.4%, 4.7% 감소하는 등 투자 부문이 특히 부진했으며, 건설투자의 경우 향후 국내 여건까지 암울하다”고 짚었다.
◇4분기 반등 여력도 제한적 = 4분기 코스피 반등 여력도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제한적이란 평가다.
최대 난관인 미·중 무역분쟁이 정치적 성격이 강한 만큼 단기간 내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설까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현저히 나빠지면서 일각에서는 금융위기설이 돌기도 하지만 긍정적 측면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금융위기의 시그널(신호)로는 금융기관이나 기업 부도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미·중 체제 경쟁이나 한국의 개혁정책과 피로감, 금융위기 우려 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가격이 아닌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면서 “4분기 반등이 세게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이번 주에만 외국인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약 1조 원가량을 매도한 상황으로 수급이 너무 열악한 상황”이라며 “금리인상 국면에서 증시가 무너지는 상황은 증권사 입장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사태라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만 워낙 낙폭이 컸던 만큼 현재 수준인 2000선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3분기 기업실적 부진이 지속하고 있어 어닝시즌 결과를 계속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