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

입력 2018-10-25 17:52 수정 2018-10-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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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부 기자

LG전자의 사업은 H&A(가전), HE(TV), MC(모바일), VC(전장부품)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은 LG전자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부서이자 아픈 곳이다. LG 모바일은 스마트폰이 탄생하기 이전 ‘초콜릿’ 폰 등의 히트로 ‘LG 사이언’ 브랜드의 부흥을 경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 속에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MC 부문은 최근 1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LG전자의 실적을 까먹는 부서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사에 ‘차라리 모바일 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댓글을 달기도 한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LG폰이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 LG전자에 스마트폰 사업은 단순히 폰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스마트폰은 홈IoT와 AI를 구현하는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플랫폼이다.

LG전자는 올가을 독일 국제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장착된 G7 스마트폰을 활용해 통역 없이 한국인과 독일인이 대화하는 모습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음성명령을 내려 LG 올레드 TV의 영화 맞춤 모드를 실행하고, 베를린 날씨를 TV 화면에 띄우는 모습 등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은 집 안팎을 아우르며 AI를 실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리모컨인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과 판매 대수, MC 본부의 흑자 전환은 중요한 사업 지표다. 그러나 단지 이것만으로 사업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시대와 기술이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에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 되었다. 집의 안팎을 아우르는 리모컨 ‘스마트폰’, LG전자가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자 더 큰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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