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동남아 각국, 최저임금 잇따라 인상…외국인 투자 둔화 불안

입력 2018-10-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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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미얀마 등 임금 올려…글로벌 기업, 동남아 진출 전략 재검토 압박

▲동남아 각국 월 최저임금 추이. 단위 미국 달러. 위에서부터 태국(방콕)/인도네시아(자카르타수도특별주)/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 각국 월 최저임금 추이. 단위 미국 달러. 위에서부터 태국(방콕)/인도네시아(자카르타수도특별주)/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동남아시아 각국이 법령에서 정하는 최저임금을 잇따라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이들 신흥국의 임금 인상은 소비시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가 둔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적했다.

자국민의 혜택을 강화하려는 각국의 선심성 정책이 그 배경에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런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글로벌 기업들이 동남아 진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캄보디아는 수출품의 60%를 봉제 제품이 차지한다. 올해 봉제와 신발 산업에 적용된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1.1% 오른 월 170달러(약 19만4225원)다. 2012년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올랐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3월 “오는 2023년까지 최저임금을 월 250달러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현되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경제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임금이 오르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선심성 정책’에 힘입어 캄보디아에서 2월 열린 상원, 7월의 국민의회 선거에서 모두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 의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얀마에서도 5월부터 최저임금이 종전보다 33% 올라 하루 4800챠트(약 3500원, 8시간 노동 기준)에 이르게 됐다. 해외 업체들의 미얀마 봉제 공장에서 인건비는 원가의 70~80%를 차지한다. 미얀마봉제업협회에 따르면 약 550곳의 봉제 공장 중 10곳 안팎이 비용 증가 등으로 폐쇄 위기에 몰렸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은 오는 2020년에 집권 여당으로서 첫 총선을 맞이한다. 정권은 국민 생활수준을 올리고자 다소 강압적으로 최저 임금을 올리지만 현지 기업인들은 공장 생산성이 낮은 가운데 임금 인상이 진행되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베트남은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3% 오를 전망이다. 상승폭은 2016년까지 계속된 두 자릿수 상승률에 비하면 크게 작아졌다. 다만 현재 베트남 최저임금은 2011년에 비해 두 배 넘게 오른 것이어서 중국 등과의 비용 우위가 희박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1월 전국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올해 총선에서 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약대로라면 5년 이내 최저임금이 43% 오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약세도 동남아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상당수 동남아 국가가 일상용품 수요를 맞추려면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통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올라 임금 인상 압박도 받는 것이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는 올해 최저임금을 월 110만 킵(약 15만 원)으로, 전년보다 22% 올렸다. 2012년과 비교하면 두 배 상승한 것이다. 라오스 임금 인상의 주원인으로 수입물가 상승이 꼽히고 있다.

임금이 오르면 구매력이 향상돼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외국 기업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과 동떨어진 임금 인상은 기업 비용을 압박해 오히려 동남아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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