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립의 중립, 직립] ICE 총회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에 어떤 의미인가

입력 2018-10-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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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26일 ‘2018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부산 총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린 이번 총회의 참석자는 85개국 대표단 3300여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5일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 등이 전력을 다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IEC는 전기 기술 표준 개발과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이다. 1906년 6월 설립됐고, 소재지는 스위스 제네바다. 112년의 역사를 가진 IEC의 목표는 국제무역 기술무역장벽 해소, 신시장 창출 및 경제성장 활성화 등을 위한 국제표준 개발과 국가·전문가 간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또 총 171개 회원국(정회원 62개국, 준회원 23개국, 개도국 86개국) 간 전기·전자 산업 및 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과 함께 적합성 평가 등에 대한 국제 협력의 증진을 꾀한다.

표준은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중요하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기술을 표준으로 정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제 무역의 기술장벽은 국가별로 전자제품의 국민 안전 기준이 달라 수출입이 어려울 수 있다. 안전 기준이 어느 나라는 과도하고, 어느 나라는 부족해 서로 맞지 않으면 수출입이 막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제표준을 정하고, 이를 보급해 기술발전과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면서 표준은 혁신적인 기술 기반이 될 수 있다. 스마트 제조, 전기자동차, 착용형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신산업이 창출되면서 이에 대한 표준을 정립하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4차 산업혁명 착수가 늦었다. 조선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에서 경쟁력이 뒤져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 돌파구 중 하나가 표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제안하는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 그만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표준 중 우리나라가 개발·제안한 표준이 22%에 달한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각각 35%, 45%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착용형 스마트기기와 인쇄전자,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분야에서 21종의 국제표준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 무대에서 표준 관련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선발국들과의 격차를 줄일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번 IEC 총회에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IEC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허남용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지난 산업혁명에서도 표준이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이 기술 혁신과 기술 간 융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표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표준이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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