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유럽산에 패권 내준 토종 유모차

입력 2018-10-29 18:43 수정 2018-11-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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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유모차가 유모차 시장의 패권을 6년 만에 유럽산에 내줬다.

유모차 시장은 오랜 기간 유럽산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2011년 쁘레베베가 ‘페도라’를 론칭하면서 에이원의 ‘리안’과 함께 국산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6년가량 국산이 시장을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쁘레베베는 ‘페도라’에 소셜디자인을 최초로 적용하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한 데 힘입어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소셜디자인은 SNS를 통한 소비자 체험단의 의견을 디자인과 기능에 반영한 것이다.

29일 국내 최대 육아 전문 쇼핑몰 베페몰에 따르면 유모차 판매 순위에서 2016년까지 1위를 차지했던 ‘페도라’가 지난해 5위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이 자리는 독일 브랜드인 ‘레카로’와 ‘베이비젠’이 대체했다.

지난해 베페몰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브랜드인 ‘레카로’는 카시트로 먼저 국내에 이름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기내 반입이 가능한 레카로 이지라이프를 선보이면서 엄마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올 들어 레카로를 제치고 유모차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이 베이비젠이다. 베이비젠은 프랑스 브랜드로, 대표 제품인 ‘요요플러스’는 콤팩트하게 접혀 휴대가 간편하며 프레임 하나로 신생아부터 18㎏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 유모차 시장은 2000년대만 해도 영국 브랜드 맥클라렌이 시장을 석권했으나 2010년대 들어 국산 브랜드들이 잇달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주도권이 국산으로 넘어왔다. 리안과 페도라가 그 주역이다. 2010년대 들어 국산 유모차가 선전하면서 외국계 유아용품 기업을 인수하는 국내 기업도 늘어났다. 명품 유모차로 불리는 스토케와 오르빗이 토종 기업에 인수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토종 전성시대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 페도라가 지난해 5위로 내려앉았고 올해 3위로 반등하긴 했지만 1위를 재탈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페도라를 생산하는 쁘레베베는 2015년 말 삼천리 자전거에 인수됐다. 이후 유모차와 자전거의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쁘레베베가 소비자와 소통을 강조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젊은 기업이었지만, 삼천리에 인수된 후 이 같은 경쟁력이 오히려 후퇴했다”며 “리안과 페도라가 국산 유모차 시장을 이끌어왔던 것은 한국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높아 외국계보다 발 빠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인데 최근의 페도라는 예전과 다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나마 한국 기업평판연구소의 조사 결과가 국산 유모차업계에 위안을 준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유모차 브랜드평판 10월 분석결과에서 에이원의 ‘리안’이 ‘스토케’, ‘잉글레시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페도라도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 5개 브랜드 중 1위와 4위를 토종 브랜드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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