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깐깐해진 DSR] 2금융권도 ‘현미경 심사’… 우회 대출 막는다

입력 2018-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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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여전사, 총원리금상환비율 시범 도입

보험과 카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도 총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자,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저신용층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취약 차주 부실이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DSR 규제는 15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금리 인상에 대비해 정부가 올해부터 차례로 적용 시행했다. 3월 은행을 시작으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사로까지 사실상 전 금융권에 적용됐다.

특히 저축은행과 여신전문 금융사의 DSR 규제는 대출 총량 축소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DSR 시범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31일부터 모든 가계대출 차주의 DSR를 산출하고 이를 대출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지침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2금융권의 DSR 규제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대출자 데이터를 충분히 쌓을 때까지 DSR 규제 비율 확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대신 여신심사 전 과정에서 자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당분간 시범 운영한 뒤, 내년 상반기에 DSR 관리지표를 정할 방침이다. 앞서 은행은 DSR 70% 이상을 위험대출, 90% 이상을 고위험대출로 지정한 바 있다.

2금융권에는 좀 더 엄격한 DSR 계산 방식이 적용된다. DSR 계산 시 적용되는 연간 소득은 증빙 소득을 원칙으로 하지만, 2금융권에는 추정소득 적용 시 80%(5000만 원 이내)의 신고소득만 인정한다. 또 연 20% 이상의 고위험 대출 취급 시에는 적용이 제한된다. 단순히 DSR 비율만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의 용도를 확인해 이른바 ‘우회 대출’을 막으려는 정책이다.

부동산 투자심리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정책인 만큼, 개인이 신용대출을 받아 부동산 구매에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대출 건당 1억 원이나 차주당 5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점검 대상이다. 금융사 측은 대출 후 3개월 이내에 차주에게 대출금 사용 내역표를 받고 현장점검을 해야 한다. 이 밖에 부동산임대업은 사들인 임대용 부동산을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하는지 임대차계약서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2금융권 대출이 급격히 증가해 DSR 규제가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캐피털사 사장단과 만나 “여신전문 금융사의 가계대출은 카드사를 포함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우리 경제와 여전사의 건전성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분간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증가와 연체율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출 축소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계대출 수요가 일정한 상태에서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일 경우 대출 수요자가 고금리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9일 DSR 규제와 관련해 “(DSR 규제는) 아직 시행도 하지 않았다”며 “DSR는 소득을 통해 부채를 얼마나 갚을지에 대한 기준이고 이게 모자라면 넘지 말게 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대책에 대해선 “금리 상승에 따르는 취약차주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 월 상환액 고정 모기지론과 세일 앤드 리스백 상품도 올해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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