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진 대표가 이끄는 신생 헤지펀드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이하 빌리언폴드)이 유례없는 조정장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안 대표 합류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펀드 수익률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위기대응 능력 역시 도마에 올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멀티스트래티지 전략 펀드인 ‘빌리언폴드 Billion Beat-RV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종류C-a]’는 29일 기준 최근 1주일간 -13.2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설정일(2018년 1월 4일)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던 수익률도 현재 -7.96%로 돌아섰다.
나머지 3개 펀드도 비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빌리언폴드 Billion Beat-EH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종류C-D]’(-13.11%), ‘빌리언폴드 Billion Beat-ED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종류C-a]’(-13.07%), ‘빌리언폴드 Billion Beat-MS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종류A]’(-12.86%) 등 순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최근 1주일 국내 전체 헤지펀드 수익률 하위 10개 명단에도 빌리언폴드의 펀드 2개가 포함됐다. 이 밖에도 피델리스자산운용, 한일퍼스트자산운용, 그로쓰힐자산운용, 브로스자산운용 등의 펀드들도 부진한 성과를 냈다.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지면서 수탁액도 줄었다. 빌리언폴드는 전체 4개 펀드 합산 기준 최근 1주일간 63억 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총 4278억 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기관투자자인 대구은행이 수익률 하락에 따른 내부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자자금을 회수 조치했다. 다만 아직 주요 투자자인 고액자산가들의 급격한 자금 이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빌리언폴드 관계자는 “시장 하락 국면에서는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롱(매수) 전략과 숏(매도) 전략을 유기적으로 반복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며 “최근 시장이 예상보다 약세를 지속하면서 단기 손실이 커졌는데, 그러면서 전체 펀드 순자산가치(NAV)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본적으로 멀티매니저 시스템으로 개별 펀드를 복수의 펀드매니저가 담당하고, 또 펀드당 150~200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쏠림 우려는 적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한 빌리언폴드는 헤지펀드 업계 강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재직 중이던 안형진 이사를 운용부문 대표로 스카우트해 화제를 모았다. 회사 출범 초기 3000억 원가량의 시드머니 중 50%가량을 신생 운용사로서는 드물게 대형사인 삼성증권에서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