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에 앞서 국회의장단 및 5개 원내정당 대표·원내대표들과 만나 짧은 환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먼저 선거제 개편 화두를 던졌다. 정 대표는 “7개 정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제2의 촛불을 들었다”며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합쳐 9당이 되면 끝나니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실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대통령도 선거제 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청와대로 5당 원내대표가 초청됐을 때 대통령은 ‘국회가 선거구 제도를 개혁하면 국가 권력 구조도 바꿀 수 있다’고 하셨다”며 “이참에 권력 구조도 바꾸는 특단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국회의 의지에 기대를 걸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은 19대 국회 때 중앙선관위에서 객관적, 중립적인 안을 이미 제시했다. 당시 한국당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중앙선관위 안을 기본으로 해서 비현실적인 부분은 현실화하고 수정·보완할 부분은 수정·보완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면 선거구제 개혁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경제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 정부 정책이 변화하는 과정에서의 과도기라는 보는 사람도 있고, 민생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며 “그 점을 정부와 대통령께서 신경 써 주셨으면 한다”고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말씀하신 그 부분에 역점을 둔 내용이 예산안에 담겼다”며 “많이 도와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