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 코드 안 맞아 떠나게 된 김동연 부총리 “경제 내 책임”

입력 2018-11-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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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예산안 처리 후 인사 유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정책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교체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1일 “인사는 전적으로 대통령 권한이며 교체가 결정된 바 없다”(김의겸 대변인)고 부인했으나 김 부총리의 교체를 기정사실화하고 후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장 실장의 교체 시기를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부총리는 늦어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연말에 바뀔 가능성이 크고, 장 실장은 김 부총리와의 동시 교체설과 함께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총리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라도 책임지고 싶은 심정이 왜 없겠느냐”면서 “(사퇴) 단계나 때가 될 때까지는 예산심의를 포함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고, 지금 (경제) 상황은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제 책임”이라고도 했다. 사퇴를 염두에 둔 듯한 뉘앙스다.

김 부총리는 “지표가 안 좋아서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고 했고,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단기적인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긴 시계에서 구조개혁 결정을 내리면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시장과 기업의 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가에서는 투자, 소비, 고용 등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자 물가까지 2%대로 오른 터라 경제수장 교체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정부를 상대로 한 국회의 예산 심사가 시작된 만큼 교체 시기는 예산안이 처리된 뒤인 12월 중순이 유력하다. 국회 예결위는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정책 질의와 부별 심사를 벌인 뒤 예결 소위를 가동해 본격적인 예산안 조정작업을 벌인다. 소위 심사는 주로 차관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이달 내 교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차기 부총리로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홍 실장에 대한 인사검증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홍 실장이 발탁될 경우 철저한 인사 검증이 예상된다. 홍 실장은 행정고시 29회로 김 부총리(행시 26회)의 후배다. 김 부총리처럼 재정과 예산 업무에 정통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현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부처 간 업무조정을 원활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특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의 경제사령탑 교체는 경제진용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틀을 잡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소득주도성장 등을 놓고 불협화음을 낸 데다 고용쇼크 등 경제가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이 교체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교체론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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