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막의 별’ 지다...배우 신성일이 걸어온 길

입력 2018-11-04 13:58 수정 2018-11-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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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의 별' 신성일(사진)이 4일 오전 2시 30분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사진은 고인의 마지막 공식 석상의 모습이었던 지난 10월 4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신성일.(연합뉴스)
▲'은막의 별' 신성일(사진)이 4일 오전 2시 30분 폐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1세. 사진은 고인의 마지막 공식 석상의 모습이었던 지난 10월 4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신성일.(연합뉴스)

한국 영화계의 큰 별 신성일이 타계했다.

4일 오전 2시 25분 한국의 국민배우 신성일이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故)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판정을 받고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전날인 3일 고인이 아직 숨을 거두기 전임에도 타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당시 오보로 밝혀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보도가 있은 지 얼마 후 상태가 악화된 그는 결국 몇 시간 뒤 영면에 들게 됐다.

신성일은 본명 강신영보다는 고(故) 신상옥 감독이 지어준 예명 신성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이후 본명을 사용해야만 하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인지도 확보 차원에서 ‘강신성일’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배우 신성일은 1960∼1970년대 한국 영화계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1960년 신상옥 감독·김승호 주연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그는 ‘맨발의 청춘’(1964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의 작품을 거치며 당대 최고의 배우로 발돋움했다.

또 다른 별명인 ‘은막의 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작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신성일은 출연 영화 524편, 감독 4편, 제작 6편, 기획 1편 등 데뷔 이후 500편이 넘는 다작을 남겼다. 이중 주연작만 507편에 달한다.

특히 1967년에는 ‘안개’ 등의 작품에 출연해 그해 제작된 한국 영화 전체 185편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51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1968년과 1990년 두 해에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밖에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대종상영화제 공로상, 부일영화상 공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 관련 단체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신성일의 장례는 한국영화배우협회가 마련한 영화인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동장례위원회에는 신영균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협회 임원진, 영화감독 등이 참여한다.

유족으로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이자 부인인 엄앵란 씨와 장남 석현·장녀 경아·차녀 수화 씨가 있다. 발인은 6일 오전 11시이고,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다.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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