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국증시가 국제유가 급락 호재로 반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국내 증시는 이에 화답하지 못했다.
오늘 국내 증시의 상승은 프로그램 매도가 가로막았다.
차익거래는 5178억원 순매도를 나타냈고 비차익거래는 638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4540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은 현물시장에서 3414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선물시장에서 4809계약의 순매도를 나타낸 것이 지수 하락을 자극했다. 또한 차익실현에 나선 투신권에서 4799억원의 순매도를 보여 지수에는 부담이었다.
특히 지난 22일까지 7조원 이상 쌓여있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6조8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더 많은 양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더 출회될 가능성은 크지만, 만약 출회된다하더라도 완만하게만 진행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상승을 이끌 만한 모멘텀이 부족해 추가적인 하락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여유를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으로 보인다.
SK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프로그램이 시장에 출회되더라도 완만한 소화과정의 진행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수급 주체였던 투신, 연기금 등이 하락 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고유가 수혜가 예상되는 화학 업종이 코스피 내 시가총액의 8.7%를 담당하며 방어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보면 조정은 초기에 가격조정 양상을 보인 이후 변동폭이 축소되는 흐름으로 이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조정 시 매수로 접근하더라도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정부의 개입으로 전일 10원 이상 하락한 원달러 환율도 주목해야 할 부문"이라며 "그동안 장세를 주도했던 IT 및 자동차 업종의 모멘텀이 다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급격한 환율 변동이 없다면 IT와 자동차의 실적 모멘텀도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당분간 IT와 자동차의 주도주 역할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