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400조’ 빚더미에 앉아…디폴트 리스크 고조

입력 2018-11-0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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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비용 급증·재융자 압력 심화…주가 하락에 차입금에 대한 주식 담보도 힘들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만기 도래 채무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19년 1분기 181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만기 도래 채무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19년 1분기 181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쌓인 가운데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재융자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부동산 부문이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현재 3550억 달러(약 400조 원)의 빚더미 위에 앉아 있는 가운데 중국증시 하락으로 차입금에 대한 주식 담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식 담보 대출 규모는 8월에 1조4600억 위안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업계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가 집계한 중국 하이일드(고수익률) 채권 발행업체들의 달러화 회사채 금리는 현재 11.2%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들 하이일드 회사채 대부분을 부동산 개발업체가 발행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내년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18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에 달할 전망이다. 만일 투자자들이 일부 채권에 조기 상환을 요구하면 그 규모는 두 배로 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경종을 울렸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2년간 이어진 정부의 그림자 금융 단속으로 다른 민간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당국이 민간기업에 대한 자금조달 규제를 완화했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주 논평에서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일부 업체는 디폴트에 빠졌다. 장쑤성 우시 소재 우저우인터내셔널홀딩스는 올해 국내외 채무 상환에 실패했고 수공업 전문업체이지만 부동산 사업도 펼치는 네오글로리홀딩그룹은 최근 2개월간 세 차례나 회사채 상환 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매출 기준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에버그란데그룹은 지난주 18억 달러 규모 5년물 달러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금리가 13.75%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크리스토퍼 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업 신용평가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현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달러화 자금조달 비용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상태이며 부동산 판매 전망도 약하다”며 “내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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