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부변수로 침몰하는 자본시장, 이제는 내실 강화에 나서야

입력 2018-11-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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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자본시장부 기자

“자본시장이 침몰하는데 구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다수의 글이 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대외 변수에 유달리 휘둘리는 국내 주식시장의 체질과 외부 탓만 하는 금융당국의 대처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37%, 21.11%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증시(CSI 300)는 8.29%, IMF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 증시(메르발 지수)가 12% 각각 하락한 것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하락폭은 두드러진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였지만, 유독 한국이 외부 변수에 휘청이는 정도가 큰 것은 그만큼 내실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코스피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36%에 달할 만큼 높다. 한국 증시에 투자한 돈은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가장 빠르고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으로 여겨진다.

금융 당국은 뒤늦게 증시 안정 자금으로 5000억 원을 운용하기로 결정하고,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에도 증시의 약세 흐름은 여전하다.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내놓는 일시적 미봉책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로, 실제 효과 역시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매번 국내 증시는 높은 파고를 겪어왔다. 일시적 대책만으로 순간의 고비를 넘어가려 한다면 또다시 침몰의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국내 증시의 체질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국내 자본시장의 기초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보다 치밀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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