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결단’…‘그랩(grab)’으로 동남아 ‘그립(grib)`

입력 2018-11-07 16:36 수정 2018-11-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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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변혁에 대응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하겠다.”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9월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한 말이다. 이후 일주일 만인 9월 14일, 그는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실질적인 2인자에 올랐다. 승진과 동시에 정 부회장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였으며, 특히 ‘모빌리티’ 시장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정 부회장은 승진 2개월 만에 모빌리티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감행키로 결단했다. 현대·기아차는 7일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그랩(Grab)’에 2억5000만달러(2840억 원)을 투자하고,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를 시작키로 했다. 사상 최대 투자 규모다. 지난 1월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검토를 위해 그랩에 우선적으로 투자한 2500만 달러(284억 원)를 합치면 총 투자액은 2억7500만 달러(3120억 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로 공급키로 했다. 이후 해당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수요는 내년 2400여대 수준에서 2021년 3만8000대, 2025년에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차량 공유경제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또 지난해 기준 동남아 시장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은 약 460만 건으로,선진시장인 미국의 500만 건에 육박할 정도다. 이 같은 성장성은 정의선 부회장이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며 관련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그랩에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이유다.

한편 현대기아차 외에도 그랩에 투자한 국내 대기업도 여럿 있다. SK는 올 초 그랩에 대해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 8월 1조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아시아그로쓰펀드’를 결성해 그랩에 1억5000만 달러(1682억 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그랩과 모바일 솔루션과 보안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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