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임나(任那)와 지나(支那)

입력 2018-1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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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일본은 우리나라, 즉 한반도의 남부를 곧잘 ‘임나(任那)’라고 부른다.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그들이 주장하는 학설 아닌 학설인 ‘임나일본부설’은 바로 서기 4~6세기경에 그들이 말하는 ‘임나’, 즉 한반도의 남부지역에 일본이 직접 통치하던 일본 정부의 분부(分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들이 말하는 임나는 바로 ‘임나가야’의 줄임말로서 임나가야는 금관가야의 뒤를 이어 6가야의 맹주로 등장했던 대가야를 말한다. 일본은 지금도 한반도의 남부를 그들이 지배했던 지역이라고 여기면서 그 옛날의 이름인 임나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해 한국의 학자들은 물론 일본의 학자들도 그 실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아베 정권은 오히려 임나일본부를 사실화(史實化)하면서 우리나라의 국호인 대한민국이나 그 약칭인 한국 대신 ‘임나’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오히려 임나가 무슨 뜻인지, 왜 일본이 한반도의 남부를 임나라고 부르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이 아니라 아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역사를 알아야 역사를 지킬 수 있다. 관심을 갖고 또다시 일본이 ‘임나’라고 지껄이는지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지나(支那)는 중국에 대한 영문 표기인 ‘차이나(China)’를 일본식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일본이 만주를 점령한 후에 주로 사용한 말로서 일본이 말하는 ‘支那’ 안에는 몽골이나 만주, 티베트, 신강(新疆)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국도 일본이 支那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몹시 꺼린다.

중국이 티베트나 신강까지 그들의 영토로 편입한 과정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일본이 한때 그들이 다스렸던 만주를 생각하며 支那의 범위에서 만주를 제외한 것은 더 파렴치한 소행이다. 틈만 생기면 역사를 왜곡하려 드는 일본, 경계하는 끈을 느슨히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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