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인공지능(AI)이 펀드, 신용장 등 금융상품 약관 심사를 한다. 이에 따라 약관심사 기간이 펀드 상품 기준으로 3분의 1가량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약관 심사업무에 AI를 활용하는 시범 테스트 결과가 성공적임에 따라 내년부터 펀드를 시작으로 다른 상품에도 AI 약관 심사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AI 약관 심사는 지난 7월 금감원이 발표한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 하나로 감독과 기술을 결합한 '섭테크(SupTech)'를 도입·활용한 사례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그동안 KT 등과 협업팀을 구성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이에 앞으로 AI는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는 비율이나 숫자 같은 객관적 기준을 자동 심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약관 서류에서 특정 금융회사를 검색․확인하고 영업 여부를 판단하고, 레버리지 비율이 심사조건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한다.
금감원은 우선 연간 5000건이 보고·접수되는 사모펀드 약관의 심사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펀드 외에 은행의 신용장 심사, 보험상품 광고 인쇄물의 심의 등의 다양한 업무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약관 심사에 확대 적용이 가능함에 따라 금융업계의 핀테크 활성화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면서 "방대한 약관 내용 중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조항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탐지함으로써 소비자 보호 기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금감원은 오는 29일 열리는 금감원 주최 국제 심포지엄에서 섭테크 대표 사례로 AI 약관심사를 시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