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일감돋보기] 농심, 내부거래 줄이기 나섰다

입력 2018-11-08 18:24 수정 2018-11-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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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대상기업집단 포함 前 내부거래 축소…계열사 비중 여전히 높고 영업이익 축소로 이어져 ‘고심’

농심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집단 기준인 자산 5조 원 보유를 앞두고 내부거래 비중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몇몇 계열사들의 비중 축소가 여의치 않은 데다 내부거래 감소가 영업이익 축소로 이어져 고심하고 있다.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 농심으로 행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를 경영철학으로 내세운 농심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심그룹은 올해 반기 기준 농심홀딩스를 지배회사로 상장사 3개, 비상장사 15개, 해외법인 14개 등 총 32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율촌화학, 농심미분, 엔디에스(NDS) 등은 오너가(家) 지분이 40~100%에 달한다.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처럼 지주사가 100%를 소유한 간접적 지배구조 형태를 띠는 경우도 있다. 현재 총 자산 4조5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농심그룹은 5조 원을 넘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돼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계열사들의 비중은 높다.

농심홀딩스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부회장은 13.18%로 2대 주주다. 농심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는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이다. 태경농산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2014년 70.25%에서 지난해 61.20%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60%대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데, 내부거래가 감소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영업이익 역시 줄곧 하락해 지난해엔 95억 원을 기록했다.

오너가 지분이 100%인 농심미분 역시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인다. 2009년 11월 설립된 농심미분은 미분류의 제조판매가 주력사업이다. 신동익 농심 부회장(60%)을 비롯한 오너가 지분만으로 이뤄진 회사로, 지난해 기준 41.28%의 내부거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내부거래 비중이 30%대에 머물렀던 농심미분은 영업손실을 겪었지만, 2016년에 52%로 올라서면서 영업이익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 등을 담당하는 엔디에스는 2000년 농심데이타시스템에서 지금의 상호로 바뀌었다. 메가마트가 지분 53.97%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원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지분은 41.28%다. 메가마트 역시 신동익 부회장이 최대주주(56.14%)로 등록돼 있는 만큼 사실상 직간접적으로 오너가의 100% 지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엔디에스는 2014년 30.28%를 마지막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20%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29.40%로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8억 원에서 지난해 12억 원으로 약 50% 증가했다.

둘째 신동윤 부회장이 이끄는 율촌화학은 앞선 계열사들과 달리 내부거래 비중 감소에도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43.40%였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35.66%대로 내려갔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2억 원에서 404억 원으로 81.98%나 성장했다.

농심그룹은 지난해 6월 신동익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간 지분 교환이 성사되면서 계열사 간 구분이 좀 더 명확해졌다. 업계에서는 추후 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내부거래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그룹 자산이 5조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시대상기업집단 포함을 대비해 내부거리 비중을 축소한다기보다 계열사들의 자체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매년 줄여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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