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슈퍼파워’ 인도로 가는 길] 생체정보 주민등록 ‘아드하르’ 4차산업혁명 밑거름

입력 2018-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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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구의 90%가 가입…복지는 물론 교육·의료 등에 폭 넓게 쓰여

세계 최대 생체인식 시스템 ‘아드하르(Aadhaar)’가 인도 경제와 사회를 지탱하는 정보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드하르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하지만 홍채와 지문, 얼굴 등 생체 정보가 들어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도 정부는 힌두어로 ‘기초’를 의미하는 아드하르를 사회 복지 시스템의 기반으로 삼는 것은 물론 IT 산업을 진흥하고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는 혁신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소개했다.

인도 국민은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등록, 12자리의 개인번호가 담긴 카드를 받는다. 이 카드는 정부 보조금과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받을 때 신분증으로 쓰인다. 터번과 수염으로 얼굴이 덮여 있어도 높은 정밀도로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

아드하르를 관리하는 고유신원정보국(UIDAI)에 따르면 9월 기준 인도 13억4000만 인구 중 90%에 달하는 12억2000만 명이 아드하르를 발급받았으며 지금까지 아드하르를 통해 230억 건 이상의 인증이 이뤄졌다.

닛케이는 인도 뉴델리 남부 빈민가에 거주하는 한 여성의 사례를 들어 아드하르가 어떻게 주민 생활을 극적으로 개선했는지 제시했다.

자녀와 손자가 15명에 달하는 이 여성은 5년 전 남편을 잃었을 당시 아드하르를 발급받았다. 가족 생활비가 월 1만5000루피(약 23만 원) 정도인데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은행계좌와 스마트폰도 가질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TV 시청료도 지불하고 있다.

그동안 인도는 호적 제도가 없어 정부가 빈곤층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에 시달렸다. 보조금 지급에 차질을 빚었으며 공무원이나 기업들이 지원금을 뒤로 빼돌려도 적발하기가 힘들었다. 아드하르를 통해 복지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며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탈세를 막는 등의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9월 말 시행한 세계 최대 공적 건강보험인 ‘모디케어’도 아드하르가 핵심 등록 시스템이다. 인도 정부는 모디케어로 5억 명 빈곤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부가 신분을 보증하기 때문에 개인이 은행계좌나 휴대폰을 소유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 지난해 인도 성인의 은행계좌 보유율은 80%로, 6년 전의 40%에서 급격히 확대했다. 한 자릿수에 그쳤던 스마트폰 보급률도 올해 3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렇게 데이터화한 개인정보는 민간기업들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가 통신료를 강점으로 내세운 이동통신업체 릴라이언스지오도 아드하르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드하르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라더’처럼 정부가 국민의 사생활을 낱낱이 파악하고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인도 대법원은 9월 아드하르를 대상으로 인권 운동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합헌 판결을 내려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닛케이는 아드하르가 가져다 줄 풍요로움과 개인에 대한 속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부정적 측면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그 과실을 어떻게 키울지가 인도 정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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