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국회 특위] 사개특위, 진통 끝에 출범했지만 공수처 ‘가시밭길’

입력 2018-11-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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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 “또다른 수사 권력… 검찰개혁 전통적 방법 아냐”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안개로 덮여 있다.(연합뉴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안개로 덮여 있다.(연합뉴스)
검찰과 법원에 대한 개혁입법을 추진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사개특위 위원장은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위원장을 맡은 박 의원은 “그간 사법개혁은 오랜 숙원이었던 검찰의 권한 남용 및 수사 비리 문제 등에 집중했으나 실질적 사법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이번 사개특위는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법원행정처 개혁을 국민과 함께 풀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3당 간사로 백혜련 민주당 의원·윤한홍 한국당 의원·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선임됐다.

사개특위는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설치안이 통과했지만, 위원 정수를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진 탓에 석 달여 만에야 가동하게 됐다. 진통 끝에 출범했지만 당장 앞에 놓인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우선 핵심 사안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문제를 놓고 여야 입장차가 상당하다. 세 차례의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공수처 설치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은 20대 후반기 국회에서만큼은 공수처 신설과 검경의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이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청와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수처 연내 설치를 내건 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력, 고위공직자, 경제권력을 철저히 수사하는 것은 비리의 연결고리를 끊고 대규모 부정부패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공수처 설치가)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 역시 “공수처 논의가 제자리뛰기를 하는 것이 슬프기도 하다.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제한하고 정치적 중립을 확보한 성역없는 수사기구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사례보다 공감한다”며 “훨씬 더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구인데 왜 야당 의원들께서 공수처를 비판적 시각으로 보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미래당 등 보수야당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또다른 독점수사권을 부여할 수 있다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철규 한국당 의원은 “공수처가 검찰의 기능과 동일한 것을 수행하는데 왜 필요하냐”며 “공수처가 또 다른 독점 수사권을 가지면 병폐가 반복된다. 그럴 바엔 검찰 내부에서 상호간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어떻겠나”고 반문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은 “공수처를 사건이 생길 때마다 하는 게 아니라 상시로 하면 정보수집 조직이 비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런 기관을 만드는 나라가 어디 있나. 이것은 형사법 체계에서 검찰개혁의 전통적 방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특위와 마찬가지로 사개특위의 활동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다. 지난 18대, 19대 국회와 20대 전반기 국회도 사개특위를 구성했으나 번번이 활동시한에 얽매여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해산했다. 박 위원장은 “사개특위의 실제 활동 기간이 두 달밖에 안 남은 데다 정기국회 일정과 겹쳐 있어 내실 있는 진행이 필요하다”며 “설득과 타협을 통해 이견이 조정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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