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이 서기호(46) 전 정의당 의원의 판사 재임용 탈락과 이에 대한 불복 소송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 전 의원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1일 오후 2시 서 전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난 서 전 의원은 “사법농단 사태의 출발점은 2012년 2월 조직 장악을 위해 저를 본보기로 찍어낸 사건”이라며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판사들에 대한 통제, 상고법원을 통한 재판거래 등에 이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서 전 의원은 판사로 재직하던 2012년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카 빅엿’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같은 해 2월 그는 대법원의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같은 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서 전 의원은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재임용 탈락 불복소송을 냈으나 2017년 3월 최종 패소했다.
검찰은 서 전 의원의 재임용 탈락 과정에 위법이 없었는지 파악하는 한편 서 의원의 인사 및 행정소송에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 등 행정처 고위 판사들이 관여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15일 구속 기간이 끝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재판에 넘기고 박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양승태 대법원 수뇌부도 곧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