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전 컬링 국가대표 "'팀킴 폭로' 김경두·김민정 부조리, 우리 때도 그랬다"

입력 2018-11-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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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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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큰 인기를 얻었던 컬링 여자대표팀이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북체육회 컬링 여자대표팀 '팀 킴'은 자신들을 지도해온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장반석 감독에게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8일 폭로했다.

'팀 킴'의 충격적인 폭로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합동으로 컬링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팀 킴'이 발표한 호소문에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선수 인권 보호, 훈련 관리 등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회계 부정, 선수 포상금 착복 등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김경두 전 부회장이 이끄는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전 컬링 국가대표팀 선수가 '팀 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동건 전 컬링 국가대표는 12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003년 일본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컬링 최초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는데 당시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8년간 '팀 킴' 선수들이 지금 있는 자리에 있었다"라며 "당시에도 선수들이 성적을 내고 팀이 언론에 이슈가 되면 그 팀의 언론 접촉을 엄격하게 통제를 했다. 딱 지정해 준 언론을 통해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인터뷰하도록 사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인터뷰할 때는 꼭 그분(김경두 전 부회장)의 공적을 내세우도록 강요했다. 그걸 지키지 않은면 굉장히 큰 질책이 이어졌다"며 "모든 부분들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나가는 것이니 그냥 당연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경두 전 부회장은 차라리 딸인 김민정 감독에게는 뭐라 한 적 있어도 결코 선수들에게 폭언한 적 없다더라'는 이야기에 "그분(김경두 전 부회장)이 처음에는 부인을 하다가 녹취 파일이 나오니깐 아무 말이 없지 않나. 선수들은 늘 그런 억압, 강압 같은 부분에 노출돼 있은 채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며 "이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팀 킴'은 호소문에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전에 당시 후보였던 김초희를 부상이란 이유로 의도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려 했다고도 했다. 특히 그 자리에 김경두 전 부회장은 김민정 감독을 선수로 출전시키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장인 김은정이 이의를 제기했고, 1차 선발 일주일 전 김경두 전 부회장은 김초희를 뺀 나머지 선수와 김민정 감독을 불러 선수들을 질책하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씨는 "2006년 당시엔 김경두 전 부회장이 '내가 너희를 이만큼 키워줬으니 앞으로 네 살길은 너희들이 알아서 살아라'라며 선수들을 방출했다"며 "나도 그때 그렇게 나왔다"고 밝혔다.

'실력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내보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1999년도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제가 1위로 선발됐는데 김경두 전 부회장은 저희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 팀이 국가대표가 되길 바랬던 것"이라며 "그런데 공교롭게도 결승전에서 그 형들 팀과 경기를 해서 우리 팀이 이기니깐 너희들이 형들에게 양보를 하라고 해서 사퇴를 강요했고, 우리는 당시 그런 분위기 속에서 국가대표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다른 예도 들었다. 이 씨는 "대표 선수 명단에 컬링을 전혀 모르는 본인의 레슬링 감독 시절 제자를 선수로 기용하고자 정상적으로 선발된 선수를 실제로 제외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선수가 강하게 반발했지만, 막무가내로 쫓아낸 전례가 있다. 그건 초창기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씨는 "김경두 전 부회장은 컬링을 가족 사업체로 생각하고 굉장히 많은 부분을 사유화하고 있다. 선수들은 마치 하청 직원처럼 이용하고 버리는 수순을 약 20년간 이어왔다"며 "딸, 사위, 조카 등 친인척만 합해도 10명은 더 되고, 가까운 지인까지 하면 최소 20~30명이 경북체육회 안에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그는 2006년 세워진 경북컬링훈련원 공사장 일에 선수들이 동원된 사실도 털어놨다. 이 씨는 "당시 김경두 전 부회장이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꿈을 키울 장소니까 너희들 손으로 짓고 또 열정을 보태야 되지 않겠냐'면서 공사장 일을 시켰다"라며 "컬링장을 짓다 보면 밑에 파이프를 깔고 다른 사람들이 출입 못하도록 통제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어린 선수들이 고통을 많이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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