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시장 선수교체] “아메리칸 스타일로”…‘픽업트럭ㆍSUV’ 액셀 밟는다

입력 2018-11-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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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美판매 1.8% 줄어, 픽업트럭ㆍSUV 전략 수정…“SUV 5년 내 판매비중 60%로”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 판매 확대를 공언했다. 이를 위해 5년 내 전체 판매의 60%를 SUV로 채울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주력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 전략도 내놨다. 철저하게 SUV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짜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담고 있다.

현대차의 새로운 전략은 미국시장 판매 감소에서 시작했다. 올해 미국 판매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0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작년 동기보다 1.8% 감소한 55만4000여 대(제네시스 포함)를 파는 데 그쳤다. 북미시장이 픽업트럭과 SUV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반면 현대차의 북미 라인업은 쏘나타와 아반떼 등 중소형 승용차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입장에서 제품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늦었지만 유행을 좇아 SUV 확대는 물론, 픽업트럭 진출도 본격화했다. 한·미 FTA 개정안에 가로막혀 2040년까지 수출이 제한된 화물자동차(픽업트럭) 시장에도 뛰어든다. 관세에서 자유로운 ‘현지생산 현지판매’ 전략을 추진한다.

◇미국 시장 겨냥해 투싼 베이스 ‘세미 픽업’ 개발 중 =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중장기적인 SUV 상품 전략을 공개했다.

이 사장은 “자동차 산업 수요가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SUV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내에 현대차 전체 판매의 60%는 SUV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SUV 라인업을 아랫급 경형 SUV와 윗급 대형 SUV로 확대하겠다는 것. 내년까지 2가지 SUV를 추가하겠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픽업트럭 2종류도 조만간 선보인다. 픽업트럭과 SUV가 총 4가지 나오는 셈이다.

앞서 2011년 한·미 FTA 협상을 보면 한국은 미국에 화물자동차를 수출할 경우 10년 동안 25% 관세를 유지키로 돼 있다. 사실상 이 기간 동안 픽업트럭 출시를 제한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맞춰 2021년 출시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픽업트럭을 개발해 왔다. 관세가 풀리는 시점에 맞춰 새 모델을 개발해온 것. 그러나 9월 FTA 개정안에 따라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상 픽업트럭 진출이 가로막힌 셈이다.

그렇다고 마냥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현대차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지생산인 만큼 관세 협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판매 하락으로 가동률이 줄어든 현지 공장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2020년 출시될 4세대 신형 투싼을 바탕으로 한 세미 픽업을 개발 중이다. 소형 SUV를 바탕으로 개발 중인 화물자동차인 만큼 세미 픽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5년 북미오토쇼에 등장했던, 싼타페(DM) 베이스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역시 양산형을 준비 중이다. 투싼 베이스의 세미픽업을 먼저 출시하고 이어 싼타페 베이스의 픽업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경형과 대형 SUV 등 새 모델 2종도 추가 = 픽업 트럭 2종 이외에 SUV 라인업도 확대된다. 내년 상반기에 현재 가장 작은 SUV인 코나보다 더 작은 A세그먼트 SUV를 내놓는다. 코드네임 QX로 이름 지어진 새 모델은 1000cc급 경차를 베이스로 막바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SUV보다 크로스오버 모델에 가까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1000cc급 경차의 경우 기아차가, 그것도 위탁생산(동희오토) 형태로 출시해 왔다. 판매 단가가 낮은 만큼 최근 광주광역시가 추진 중인 광주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을 검토했던 모델이다. 이 공장의 근로자 임금이 업계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값싼 경형 SUV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광주 일자리 공장이 노조와의 협상에 가로막힌 만큼 당장 내년부터는 울산공장에서 이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윗급으로는 대형 SUV 시장에 다시 뛰어든다. 차명이 공개된 ‘팰리세이드’로 7~8인승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대형 SUV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3열 공간까지 넉넉하게 뽑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년 상반기 (코나보다 작은) A세그먼트 SUV ‘QX(코드명)’를 출시하고 7인승 E세그먼트 SUV도 선보일 것” 역시 이런 제품 전략과 일맥 상통한다. 이 사장은 “북미 SUV 라인업 및 판매 확대가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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