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황제경영①] 평균 16년 임원으로 '종신' 재직… 사실상 금고 사유화

입력 2018-11-1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사장직 임기 4년·최대 3회 연임 불구...중임제한 없어 무기한 재직 가능

[편집자주]새마을금고는 끊이지 않는 사고로 ‘진흙탕 금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금고의 결정권을 쥔 이사장이 무기한에 가깝다는 임기제를 악용하면서 각종 부실 경영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국민적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올랐다. 2017년 기준 전국 1315개의 새마을금고가 사유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상 종신에 가까운 이사장 임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과연 이사장들은 새마을금고에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본지가 새마을금고중앙회 전·현직 간부를 대상으로 그들이 이사장으로 근무하는 지역 새마을금고 임기를 분석했다.

현직 새마을금고중앙회 임원들은 평균 13년 동안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종신제로 이사장을 지내면서 새마을금고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이투데이’가 새마을금고중앙회 현직 임원 13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몸담고 있는 지역 새마을금고 임원직(이사장·이사·감사) 임기를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평균 13.6년간 이사장직을 유지했다. 국내 시중은행 CEO 임기 2~3년에 비해 상당히 긴 시간이다. 이들이 이사장이 아닌 감사·이사 등 임원으로 재직한 기간까지 더하면 평균 16년으로 늘어난다.

현재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대의원들이 뽑는 간선제다. 회원들이 직접 뽑을 수도 있지만 선택 사항이다.

조사 대상 중 가장 긴 시간 이사장직을 유지한 사람은 박차훈 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다. 박 회장은 1997년 2월부터 올해 3월 중앙회장에 당선돼 사임하기까지 21년간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다. 회장은 이사장과 겸직할 수 없어 직에서 물러났다.

회장을 제외한 새마을금고중앙회 다른 임원들은 여전히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김인 부회장은 2008년 2월부터 올해까지 11년째 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이다. 2004~2007년 이사로 재직한 기간을 포함하면 14년이 넘는다.

김수조 부회장은 2008년부터 11년 동안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이사와 부이사장으로 근무한 8년을 합치면 19년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들도 최대 20년까지 지역 새마을금고를 운영했다. 이노경 계양새마을금고 이사장은 1999년 1월부터 현재까지 4번 중임에 성공해 20년 넘게 이사장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두교 남면금고 이사장과 지성배 춘천남부금고 이사장, 박영철 군자금고 이사장, 안세찬 순천북부금고 이사장은 2000년부터 19년째 새마을금고를 운영해왔다.

그밖에 현재 기준 △김선덕 참좋은새마을금고 이사장(12년) △김신정 부산화명새마을금고 이사장(11년) △김정복 흥덕금고 이사장(9년) △김용석 호남금고 이사장(8년) △김현수 더조은새마을금고 이사장(2년6개월) 등이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르면 이사장 임기는 4년으로, 최대 3회까지 연임 가능하다. 중임제한이 없어 중간에 퇴임한 뒤 새로 이사장직을 맡기도 한다. 이 경우 제한 없이 수십 년간 이사장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자산 규모가 적은 새마을금고는 더 오랫동안 임기를 유지한다. 법상 자산 500억 원 이하면 비상근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연임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제 없이 오래 이사장을 지내면 내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임원들을 이사장 입맛대로 정하기에 비리를 저지르기도 쉽다. 1997년부터 이사장으로 재직해 2021년까지 임기가 남은 성모 구미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최근 법인카드 약 60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사장들이 오랫동안 임기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054,000
    • -1.02%
    • 이더리움
    • 4,663,000
    • -2.18%
    • 비트코인 캐시
    • 712,500
    • +0.35%
    • 리플
    • 2,000
    • -3.61%
    • 솔라나
    • 349,600
    • -1.83%
    • 에이다
    • 1,420
    • -5.33%
    • 이오스
    • 1,172
    • +8.92%
    • 트론
    • 289
    • -2.69%
    • 스텔라루멘
    • 794
    • +13.9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500
    • -2.1%
    • 체인링크
    • 24,800
    • +0.24%
    • 샌드박스
    • 864
    • +40.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