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조용병 ‘맞손’, 200억 사회적기업 펀드 출범

작년 국내 첫 사회적 기업 투자 민간펀드 결성 이후 두 번째 펀드

▲최태원 SK회장(오른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사회적 기업 금융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있다.(사진제공=SK)

SK와 신한금융그룹이 ‘착한 자본시장’ 조성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연내 2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펀드를 결성하고 유망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에 투자해 사회적 가치 창출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회적 금융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SK는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 전문 민간 펀드를 결성한 데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펀드를 다시 한 번 조성하며 최태원 SK 회장이 주창해온 ‘사회적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서 업무 협약을 맺고,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경험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키로 했다.

양 그룹은 향후 △유망 사회적 기업 및 소셜벤처 발굴 및 사회적기업 금융생태계 활성화 △사회적 기업 사업경쟁력 및 역량제고 지원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 개발 및 확산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SK와 신한금융은 다음달까지 2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신한금융이 90억 원, SK가 60억 원을 출자했으며 연말까지 50억 원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며, 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담당한다.

투자 대상기업 선정에 필요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는 SK가 제공한다. SK는 지난 2016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사회 문제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화폐 가치로 환산한 뒤,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신한금융은 SK에서 제공하는 측정체계를 바탕으로, 그룹의 금융 전문 역량 등을 활용해 투자대상기업을 발굴하고 대상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 등 사회적 경제 주체는 그동안 정부 재원이나 한정된 투자채널을 통해 외부 자본을 유치하며 혁신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투자자 역시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얼마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다.

이번 펀드 결성을 통해 투자가들은 ‘투자수익’을 얻는 것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환경 개선 등의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들은 자본 유치를 통해 혁신적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과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SK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를 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 등이 참여해 11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두 번째 사회적 기업 전문 펀드 결성을 통해 최 회장이 추구해온 사회적 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조성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보고 자본을 투자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 생산과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회적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이번 펀드 결성을 계기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SK는 자체 노력 외에 기업간 협업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 증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