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 수수료 인하,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8-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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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금융부 기자

손에 땀을 쥐게 한 올해 프로야구 일정이 모두 끝났다. SK와이번스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던 두산베어스는 왕좌를 내줘야만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12일 SK와이번스는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 패전 위기까지 몰렸지만, 마지막 공격 기회인 9회 초 투 아웃에서 최정 선수의 동점 홈런으로 승리의 불씨를 살렸다.

이번 주 정부의 카드사 적격비용 심사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사실상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이 확정된다. 만약 적격비용 산출 내역이 앞서 예상한 대로 수수료 ‘1조 원’ 이상 절감 방향으로 결정된다면 카드 업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2000억 원이었다. 1조 원 이상 카드수수료를 인하한다면, 카드사는 사실상 ‘제로 페이’가 되는 셈이다. 공기업도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지난 수년간 열 번이 넘는 카드 수수료 인하에도 묵묵히 감내해왔던 카드노조가 거리로 나섰다. 이른 추위에도 불구하고 국회 앞과 여당 당사 앞을 찾아 목소리를 높였다. 무작정 수수료 인하 반대만 외치지 않았다. 대형 가맹점과 영세 가맹점 간 수수료 차이를 두는 ‘차등 수수료’ 제도 도입과 카드수수료 협의체 개설 등 대안도 제시했다.

카드노조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이미 늦었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현 상황을 풀어갈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흘 남짓한 시간이 남았지만, 카드업계는 합당한 대안을 갖고 정부와 여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되돌리기에는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타석에 들어서 세 번째 아웃을 당하더라도 배트를 휘두르겠다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인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발표 직전까지도 ‘끝난 게’ 아니다. 카드업계의 마지막 타석에 정부와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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