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생산, 국내 고용 줄이는 것만은 아니다

입력 2018-11-14 12:00 수정 2018-11-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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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증가에 따른 고용증감 모두 희석..비용절감에 따른 수요증가로 국내 고용 늘려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연합뉴스)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산항 감만부두의 모습.(연합뉴스)
해외 현지생산이 국내 고용을 줄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실증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통상 해외 현지생산이 늘수록 국내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과 배치되는 것이다. 아울러 수출이 예년만큼 고용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음지현 부연구위원과 박진호 연구위원, 최문정 부연구위원이 공동발표한 ‘BOK 경제연구, 수출입과 기업의 노동수요’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서 수출이 1% 증가할 때 임시일용직을 제외한 상용근로자는 0.022%에서 0.026% 늘었다. 다만 생산성이 낮은 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할 경우 수출은 노동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수출에 따른 취업유발계수가 감소하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0억원 수출시 고용을 몇 명 늘리는지를 알아보는 취업유발계수는 2005년 10.1명에서 2010년 8.3명, 2014년 8.1명으로 꾸준히 하락추세다.

수입의 경우에는 기업 생산성과 무관하게 고용을 줄였다. 수입이 1% 늘 때 상용근로자는 0.039%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수출이 증가하면 생산확대를 위해 노동수요가 늘고, 수입이 증가하면 수입재가 국내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노동수요를 축소시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다만 수출의 고용 창출효과(0.022~0.026%)보다는 수입의 고용 감소효과(0.039%)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수출의 고용창출효과에 한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여기서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란 1인당 매출액과 혁신지수 기준인 특허권 보유정도를 기준으로 같은 산업권과 비교해 중간값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반면 기업이 공장 일부를 해외로 이전해 해외 현지생산에 나설 경우 수출입이 유발하는 국내 고용 증감효과를 모두 희석시켰다. 실제 해외 현지생산을 할 경우 고용 효과는 수출의 경우 0.032% 감소시킨 반면, 수입의 경우 0.0368% 증가시켰다. 이를 해외 현지생산을 하지 않는 경우와 합산하면 수출(-0.032%+0.022%=-0.01%)과 수입(0.0368%-0.039%=-0.0022%) 모두에서 고용효과는 제로로 수렴했다.

이는 해외 현지생산을 통해 중간재를 국내에 들여 올 경우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이는 곧 제품 가격하락과 수요증가로 이어지며 다시 생산증가라는 선순환 과정을 밟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국내 노동수요 증가라는 간접효과를 얻는 셈이다.

실제 국내 수입에서 중간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인 5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한은에 따르면 중간재 수입 비중은 올 9월 현재 49.8%를 기록 중이다. 2006년 50.9%, 2014년 50.6%를 기록한 바 있다.

음지현 한은 부연구위원은 “수출 확대에 따른 직접 고용창출 효과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에서 주로 발생했다. 반면 해외 현지생산은 비용 절감을 통해 국내 노동수요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통계청 기업활동조사를 이용했으며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수출입을 모두 한 5531개 제조업기업 사례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단 5531개 기업은 관측한 기업수를 말하며 실제 기업수와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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