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현대자동차와 추진인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 설립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광주시가 노동계와 대승적 합의를 끌어냈지만 현대차 노조가 총파업을 앞세워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국회 예산심의 마감을 하루 앞둔 가운데 양측의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광주시가 현대차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국회 예산 심의 종료(15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시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 지역 노동계와 합의를 끌어냈다. 광주시는 전날 저녁 9시부터 자정 무렵까지 시와 노동계로 이뤄진 ‘투자유치추진단’ 3차 회의를 마쳤다. 이 자리에서 시는 그동안 현대차와의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투자협약서(안)에 대해 논의했다. 노동계 대표로 나선 한국노총은 협상에서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시와 입장을 같이 하고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노동계의 권한을 광주시에 위임하기로 했다.
광주시 역시 현대차와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계의 양해를 구하고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인 △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 개선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차와의 협상은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광주시와 초기 협상단계부터 △노동시간과 △적정 임금 △지속가능성 등을 협약서에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여왔다. 회사 노조의 반대에 부딪힌 현대차가 쉽게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시가 협상권을 위임받은 한노총과 별도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지부다. 민노총 산하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공장 설립에 격렬하게 반대하며 총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전반적인 근로자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우려하며 광주형 일자리 공장의 설립 반대를 주장해왔다.
여기에 기아차 역시 광주형 일자리 공장 설립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현대차 노조와 동조에 나섰다. 이날 기아차 노조는 성명을 통해 “광주형 일자리는 경차와 소형차의 생산 및 판매감소로 이어져 기아차 3만 조합원의 고용을 위협하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 협약이 이뤄지면 기아차 노조는 총파업 투쟁으로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에서 경차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한 상태고, 기아차만 경차 2종을 위탁생산 형태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 경차를 베이스로한 경형 CUV를 생산한다고 밝힌 만큼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경차 시장이 경쟁 심화로 인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광주시는 국회 예산 심의가 끝나는 15일까지 현대차의 투자유치 협상을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투자유치추진단으로부터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이병훈 광주시 부시장을 중심으로 최종시한인 15일까지 현대차와 최종 협상에 나선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 노동계와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이제는 현대차와의 협상만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