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 비판’ 총대 멘 ‘노조 출신’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입력 2018-11-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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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과 새로운 관계설정…“누군가는 해야 할 일”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 “항상 폭력적인 방식을 쓴다”, “미국에서 그러면 테러 행위”

‘노조 출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과 한국지엠자동차 노동조합을 두고 한 말이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를 결정하지 않은 민주노총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라고 한 취재진의 질문에 노동계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을 향해 “너무 일방적이라 말이 안 통한다”면서 “민주노총은 대화해서 뭐가 되는 곳이 아니다. 자기들 생각을 100% 강요하려고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나도 방법이 없다. 이래도 저래도 안 되는데 노력은 해봐야 한다”고 했다.

8일부터 6일째 홍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를 겨냥해서는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며 “한국지엠 노조가 ‘지역에 와서 표 구걸하지 말라’는 유인물을 뿌리고 점거 농성까지 하는 데 대해 모멸감을 느낀다. 노조 집행부가 사과할 때까지 만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의 날선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친정’이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한국지엠 출신이고 (부평을) 지역구 의원이지만 한국지엠의 모든 경영 사안에 일일이 개입할 수 없다”며 “‘선거 때만 표를 구걸한다’는 식의 모욕과 협박을 서슴지 않고, ‘면담 일정을 주지 않으면 점거를 풀지 않겠다’고 버티면 어떻게 대화가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1982년 대우자동차에서 용접공으로 입사한 지 2년 만에 노조 결성을 주도했다. 1984년 노조위원장을 맡은 그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직접 담판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이후 참여연대 정책위원과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소장 등의 경험을 토대로 국회에 진출해 벌써 3선 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재선이었던 19대 국회 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고, 올해 원내대표 취임 직전까지 환노위원장으로 노동 현안을 주도했다.

홍 원내대표는 5월에도 최저임금 계산 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 합의를 주도하면서 노동계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엔 탄력근로제의 단위시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반대하는 노동계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홍 원내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누구보다 우리나라 근로자가 장시간 노동에 노출된 상황을 잘 아는 분이 노동계에 대립각을 크게 세우고 있어 걱정”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우려에도 홍 원내대표의 노동계를 향한 ‘작심 비판’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민노총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에 민노총을 달래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는 국가를 위해 이제 막무가내인 민노총을 향해 자신이 총대를 멜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부가 고용쇼크와 경제성장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상황에서 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나처럼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노동계 출신이라 언론이 ‘타깃’으로 잡으니 (민노총과) 더욱 그렇게 (충돌하게) 된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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