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나 난독증, 사회 불안증, ADHD 등의 증상은 신경 다양성(neuro diversity)으로 분류된다. 이들 소아 정신질환은 뇌의 기능이 잘못된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뜻보다는, 뇌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상태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신경 다양성을 보이는 이들은 대부분 기억력이라든가 패턴인식, 수학 등의 분야에서 정상인 즉, 신경전형적(neurotypical)이라고 불리는 이들보다 특출한 능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뇌가 신경 전형적인 사람의 뇌와 다르게 배선되어 있으므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거나 만들어내고자 하는 노력에 획기적인 시각을 더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HPE의 소프트웨어 테스터로 일하는 신경 다양성을 가진 직원은 프로젝트가 출시되기 직전 다른 직원 누구도 발견해내지 못한 결함을 발견해 냈다. 그로 인해 회사는 엄청난 손실을 막을 수 있었고, 이후 회사는 그가 결함을 발견해낸 방식을 채택해 활용하고 있다.
‘난독증이 주는 이점(dyslexic advantage)’이라는 책을 쓴 브록 이드 박사는 “백만장자 중에서 난독증이 있는 사람이 30%나 된다”라며, “정상의 뇌와 달리 ADHD, 자폐, 학습장애가 있는 사람의 뇌세포는 가까운 뇌세포와 연결이 적은 대신 떨어진 뇌세포와 연결이 많다. 이것은 꼼꼼하고 빠른 일 처리는 어렵게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두 가지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가진 창의성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국내외 많은 기업에서 신경 다양성 인재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하버드비지니스 리뷰지는 5월호에서 SAP,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 와트슨, 포드 등의 많은 기업이 신경 다양성 인재 활용을 위해 HR정책을 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뷰지에 따르면 델컴퓨터, IBM, JP모건, UBS 등의 회사도 같은 행보를 보이며 4년 전부터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SAP의 관리자들은 단순히 여론이 좋아지는 것 이상 회사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으며, 생산성, 품질, 제품혁신능력이 모두 향상되었고 다른 직원들의 업무 참여도도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세태는 이미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용주가 성장 및 교육 배경, 성별, 문화 등이 다른 여러 직원이 가진 다양성이 이점을 준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류에 맞춰 신경 다양성 인재를 등용시키는 길이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아정신과 의사들도 회사가 신경 다양성 인재를 많이 채용하는 것이 잠재적인 혜택이 많고 회사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ADHD, 자폐는 병을 충분히 치료하는 과정이 더해져야 장점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약물치료, 행동치료 같은 보편적인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며 보다 뛰어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