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이 넉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석달만에 600억달러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개인의 감소규모는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달러화 강세)하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화예금도 1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직전달 모 대기업계열사들이 일본에 투자하기 위해 엔화차입에 나섰던 일시적 요인이 해소된 때문이다.
주체별로는 기업이 46억9000만달러 줄어든 546억2000만달러를 보였다. 개인도 8억3000만달러 감소한 13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현재방식으로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역대 최대폭이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해 8월 기록한 7억6000만달러 감소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고 불린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예금이 43억9000만달러 감소한 568억6000만달러를 보였다. 기업은 38억3000만달러 줄어든 456억달러를, 개인은 5억6000만달러 축소된 11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도 6억4000만달러 감소한 47억달러를 보였다. 이는 작년 8월말 7억2000만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위안화는 3억달러 준 13억7000만달러를, 유로화는 2억2000만달러 감소한 3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는 3000억달러 증가한 18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거주자외화예금이 감소했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나섰고, 기업들도 환율이 오르면 매도에 나서면서 자금관리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환율에 크게 연동하는 움직이어서 향후 방향성도 환율 방향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0월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39.6원을 기록해 지난해 9월 1145.4원 이후 1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상승폭도 30.3원(2.7%)에 달해 6월(36.8원, 3.4%) 이후 넉달만에 가장 큰 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