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공장 사실상 무산…국회 예산안심의 시한 넘겨

입력 2018-11-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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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드네임 QX 울산서 생산"…광주시 "18일까지 협상 연장할 것"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앞세워 광주광역시가 현대자동차와 추진했던 합작법인 설립이 협상 마감 시한을 넘기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애초 합의했던 조건이 상당 부문 달라졌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밝혔다. 광주시는 "국회 에산심의 마감(15일)까지 합의점을 끌어내지 못했지만 오는 18일까지 추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15일 현대차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가 광주형 일자리를 앞세워 추진해온 완성차 생산 합작법인 설립에 이날까지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마감된 국회 예산안 심의에 '광주형 완성차 공장' 안건이 상정되지 못한 만큼 사업이 좌초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병훈 광주시 경제부시장은 전날부터 이틀 연속 서울 현대차 본사에 들러 투자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는 13일 늦은 저녁, 한국노총을 중심으로한 지역 노동계와 투자협약서에 합의했다. 이를 앞세워 협상 마감 이틀 동안 현대차와 본격 협상을 공언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광주시는 노동계와 임금 및 근로시간에 대해 주 40시간을 기본으로 합의했다. 여기에 사업장별 생산량 변동에 따라 1주 12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및 휴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를 골자로 현대차와의 합작법인 설립 후 경영수지 분석을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노동계와 합의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애초 광주시와 합의했던 내용과 조건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차는 주 44시간 및 초봉 3500만 원을 협약서에 명시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광주시 역시 애초 투자유치 단계에서는 이를 수긍했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부 협상안을 수정했다. 무엇보다 최종 합의안에 임금 수준을 명시하지 않은 것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간 임금 및 단체협상 유예를 요구했고 시가 받아들였지만 최종안에서는 '노사 간 협의'가 가능하도록 고쳐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 역시 간접적이지만 협상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애초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던 크로스오버 타입의 경형 SUV(코드네임 QX)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은 12일 외신(오토모티브)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전략 SUV 2종을 추가로 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밝힌 SUV 2종은 경차를 바탕으로한 크로스오버 타입의 경형 SUV와 대형 SUV 팰리세이드. 광주형 일자리 공장의 생산배정 물량(QX)이 "사실상 울산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이 시점에서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노조의 반발도 현대차 입장에게는 부담이다. 민주노총 산하인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 역시 광주형 일자리 공장 설립이 근로자 임금의 하향 평준화의 빌미가 된다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총파업까지 예고한 만큼 사측 입장에서 무리하게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게 차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날 광주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 이번주 주말인 18일까지 추가로 협상을 계속해볼 예정"이라며 "기업 측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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