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를 밝힌 가운데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야 3당이 이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 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17일 오전 "혜경궁 김씨 계정 소유주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로 확인됐다"며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을 밝혔다.
경찰 발표 직후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현재 당사자(김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 여부와 법원의 판단을 보고 나서 당의 최종 입장을 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정호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찰 조사결과는 김씨의 혐의가 사실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빈약하다"며 "향후 검찰 수사에서 분명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익명에 숨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폐해가 넘쳐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야3당의 반응은 이들과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경찰은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가 동일인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우연이라며 이런 판단을 내렸다"며 "이제 이 지사 부부는 이중적 행위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사죄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 지사 부부는 언제까지 국민을 우롱할 것인가"라며 "더는 국민 기만과 정치 불신을 조장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배설에 가까운 글을 올린 주인공이 잡혔다"면서 "이쯤 되면 이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경찰 조사결과로 '혜경궁 김씨' 공방을 지켜본 국민은 정치인의 거짓 해명에 다시 한번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 지사는 경기도민과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비운의 여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지만, 비루한 여인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를 남겼다"며 "그동안 '아내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고 강변해 온 이 지사의 해명이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경찰 수사발표 직후 SNS를 통해 경찰 수사를 강하게 비난하는 한편, "정황과 의심만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트위터 글을 이유로 6명의 특별수사팀이 꾸려질 때 표적은 이미 정해졌고, 정치플레이와 망신주기로 쏘지 않은 화살은 이미 과녁에 꽂혔다"며 "수사가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록위마,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다"라고 한 뒤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