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韓日 경제인 회의 취소…강제징용 판결 전운 감도는 기업들

입력 2018-11-18 16:29 수정 2018-11-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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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인의 모임인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연기됐다. 이달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상공회의소가 우려 표명의 의사를 밝히면서 결국 이번 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특허청장 회담’ 등 정부 차원의 행사가 취소된 적은 있었지만 경제단체의 행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의 민간 경제협력에 이상 기류가 흐르면서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제12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당초 12~13일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한국과 일본의 상의 회장이 민간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로 1년에 한 번 한국과 일본상의가 번갈아 개최한다.

정례적으로 열리던 이번 회의가 연기된 것은 양국 상의가 강제징용 판결에 의견을 달리 했기 때문이다. 일본상의가 회의에서 강제징용 판결을 언급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지만 대한상의는 경제계 행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만류하면서 회의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일본상의는 지난 8일 대한상의를 방문해 “회의 개최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조속한 회의 재개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일본상의가 민간 기업이 모이는 자리에서 강제징용 판결을 언급하려고 한 데는 일본상의의 미무라 아키오 회장이 강제징용 손해배상 명령을 받은 신일철주금 명예회장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무라 회장은 지난 7일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일본 기업이 안심하며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며 “가능한 한 빨리 관계를 정상화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회의 취소로 우리 기업들은 일본과의 경제교류에 문제가 생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상의와 더불어 경제 4단체인 와 게이단렌(經團連), 경제동우회, 일본경영자단체연맹도 이번 판결에 대해 “양호한 한일관계를 손상할 수 있다는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기업들은 민간 경제교류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국 상의는 회장단 회의가 민간 경제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내년에 이 회의를 재개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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