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4000달러대 주저앉은 비트코인… “붕괴 아닌 성장통”

입력 2018-11-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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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4000달러대(1BTC, 코인베이스 기준)까지 하락하면서 추락 중이다. 비트코인캐시(BCH)가 운영 철학에 따라 분열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대대적인 가상화폐 발행 기업에 대한 사업 정당성을 조사하고 나서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급기야 낙관론과 상승론을 이어오던 전문가들조차도 전망치를 낮춰 혼란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4000달러대까지 추락 = 20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비트코인당 가격은 4800달러(9시 22분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동안 15% 이상 급락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17일 1만9891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점을 경신한 것이다.

대장주가 급락하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외 다른 코인)들도 맥없이 무너졌다.

이더리움(Ethereum)은 이날 전일 대비 17.68% 하락해 14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 비트코인캐시도 415달러로 15% 이상 급락했다.

주요 코인들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알터너티브가 자체 추산한 ‘공포·탐욕 지수’는 18일보다 2포인트 상승한 28포인트(‘공포’ 단계)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 대한 공포 심리가 전날과 비교해 소폭 완화됐음을 의미하지만, 여전히 공포 단계를 나타내고 있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낙관론자 중 하나인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 톰리도 끝내 전망치를 2만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악재 또 악재 = 업계에선 비트코인캐시가 ‘BCHABC’ 진영과 ‘BCHSV’ 진영 간 분열을 시작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BCHABC 진영은 비트코인캐시에 이더리움과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능을 추가하자고 주장했고, 비트코인캐시에스브이(BCHSV)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자고 했다.

두 진영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16일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캐시에스브이’로 분리됐다. 투자자들은 두 코인이 분열되는 기준점에 맞춰 매매 전략을 세우며 한때 과열 양상이 있었지만, 분리 이후에는 시장이 얼어붙었다.

시장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미국 금융당국의 본격적인 규제까지 시작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가상화폐공개(ICO)와 디지털 자산에 대해 증권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SEC는 투자계약을 맺고 발행되거나 판매되는 디지털 자산은 거래 과정에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적용되거나 어떠한 명칭을 붙이더라도 증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SEC가 기존에 제시했던 대로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려는 기업은 일반 증권을 발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증권법 규정에 따른 등록과 규제, 신탁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SEC는 재차 강조했다.

SEC는 미국 블록체인 프로젝트 에어폭스가 진행한 캐리어EQ(CarrierEQ)와 패러곤코인 등 2건의 ICO 프로젝트를 “증권형 토큰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가 증권법을 준수하지 않은 데 대해 25만 달러씩의 벌금을 물고 기존에 발행한 토큰을 증권형으로 당국에 공식 등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등록과정에서 토큰 투자자가 배상을 요구하면 이에 응하기로 했다.

◇시장 소멸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 =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 올해 가격은 꾸준히 하락했지만, 가상화폐 산업은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산업은 스타트업과 시장 종사자 수 증가, 기술 개선, 활용 범위 확대 등 조용히 외형을 넓히는 중이다.

예컨대 달러 고정 코인을 테더(USDT)가 독점하던 것에서 트루USD, 제미니코인, USD코인, 팍소스코인, 다이(DAI) 등이 생겨나며 분산되고 있다. 인기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에서도 블록체인을 적용한 게임을 허가했고, 다수의 블록체인 활용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선 자산을 토큰(증권)화하는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시장의 잠재력과 성장성 괴리에 지나치게 고평가되거나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산업과 사회에서의 활용 가치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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