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내년도 어둡다

입력 2018-11-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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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전경련)
(사진 제공=전경련)

주력 제조업의 어려움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1일 개최한 ‘2019년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산업별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주력 제조업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게 3약(자동차‧철강‧석유화학), 2중(반도체‧조선), 1강(전자)의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업종을 제외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조선업종의 업황이 부진하거나 불투명한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 따른 관세부과 및 수출물량 제한 가능성, 리콜 등 품질비용 증가추세, 중국시장 부진에 따른 장기 저성장 기조 지속 등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흥행에 따른 신 모델 출시, 세단 모델 생산라인 가동률 축소를 통한 재고 수준 안정화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업종은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감산정책,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촉발된 2016년부터의 철강경기 호황 사이클이 올해 일단락되면서 내년부터는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 마무리, 감산 기대 저하 등이 주요 원인이다. 실제로 세계철강협회(WSA)는 2019년 철강소비 증가율을 올해 2.1%에서 0.7% 둔화된 1.4%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 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북미 천연가스 기반 화학 설비(ECC) 신증설 등 공급 증가 요인이 맞물리면서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가 하향 안정화에 따라 원료가격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분야는 내년 하반기부터 선박용 연료유 규제 시행으로 친환경 고부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 업종의 경우 중국 조선업계 구조조정, ‘IMO 2020’ 환경규제로 친환경선으로의 선박 교체 발주 호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글로벌 오일 메이저사들에 의해 증가되고 있는 해양생산설비 입찰을 지난해부터 중국, 싱가포르, 노르웨이 업체가 수주하면서 국내 조선사 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계 업종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책 발표가 없다면 하락이 예상된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 주고 있는 반도체 산업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반도체 D램의 경우 최근 현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규 스마트폰 출시, 고사양 모바일 게임 출시 본격화, 프리미엄 노트북 수요 강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내년에는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기존의 공격적인 설비증설 영향으로 내년부터 2021년까지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또 중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대한 반독점 규제 적용 여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조사 가능성 등도 부정적 요인이다.

전자·전기 산업은 배터리, 멀티 카메라 중심으로 실적 성장세 지속이 예상된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증가에 따른 판매가 인상 가능성, 테슬라 모델3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확산과 전장화 추세 확대, 배터리 원자재 가격하락 등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금리인상 등에 따른 신흥국 경기 불안 등은 부정적 요인이다.

건설업과 비제조업은 주택규제로 인해 내년에서 2019년으로 이연된 신규 분양 증가, 분양가 상승 및 도급액 증가, 광역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개성공단, 남북철도,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 기대로 국내 관련 경기 전망이 밝다. 해외에서도 이란제재 재개에 따른 중동권 가스 공급 부족으로 관련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다.

배상근 전경련 총괄전무는 “최근 주력 제조업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 국제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 노사갈등 등 경영악화로 총체적 난국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될 경우 실물발(發) 경제위기로 경기침체의 강도가 깊고, 지속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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