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부채 감축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커지면서 이를 골자로 하는 구조 개혁은 보류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강 총재는 6일자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책적인 고려가 부족했다”며 “신용경색이 일어나 민간기업의 자금조달 난을 확대했다”고 사과했다. 중국 당국의 수장이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도 부채 감축에 따른 기업 자금난이 심상치 않다고 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적극적인 부채 감축 정책을 펼쳤다. 그 핵심에 있는 것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융통하는 ‘그림자은행’의 억제다. 금융당국은 그림자은행 자금원 역할을 하는 은행들의 ‘자산관리상품(WMP)’ 판매를 규제했다. 이 금융상품은 돈의 흐름이 복잡해 감독당국조차 어디에 리스크가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해 가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2020년까지의 3대 중요 과제 중 하나를 ‘채무 감축에 따른 금융 리스크 억제’로 정했다.
그 결과 그림자은행으로부터의 조달액은 지난해 3조6000억 위안에서 올해 1~10월 마이너스(-) 2.6조 위안으로 전환했다. 이는 부채 상환액이 조달액을 웃돌았다는 의미로, 1조 위안의 신용경색이 일어난 셈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림자은행을 주로 이용하던 곳은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 자금 조달에 사용하는 유령회사와 은행이 상대하지 않는 중소 민간기업들이다. 유령회사들은 지방정부 등의 재정 지원이 있어서 그나마 낫지만 이런 후원이 없는 민간기업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게 됐다. 이에 지난 3분기 중국에서 일어난 디폴트(채무불이행)의 4분의 3을 민간기업이 차지하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