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개편’ 급물살…수입맥주, 한국 생산 '만지작'

입력 2018-11-21 18:00 수정 2018-11-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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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세 도입 개정법률안 발의에 美브루클린 브루어리 진출 선언

▲브루클린 브루어리.
▲브루클린 브루어리.
주세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종량세 도입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맥주 브랜드들이 한국 생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2일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육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맥주 1ℓ당 835원을 동일하게 부과하는 종량세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 종가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인건비와 유통 마진까지 세금에 포함되는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에 관세를 더한 방식으로 세금을 결정하게 된다. 동일한 제조원가가 들더라도 인건비나 유통마진을 제외한 금액에 세금을 부과하는 수입맥주가 유리한 구조여서 국내 업계의 종량세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량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국 뉴욕 판매 1위 수제맥주 기업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조건부로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출국을 보유한 수제맥주로 종량세 전환 시 한국에서 직접 맥주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한국 파트너사인 제주맥주는 종량세로 개정될 경우 제주맥주 양조장에서 우선적으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 생산에 들어가게 된다.

종량세 도입 시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생산 비중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오비맥주는 일부 물량만 생산하던 버드와이저와 호가든을 100% 국내 생산으로 전환키로 결정했으며, 앞으로 스텔라 아르투아, 레페, 코로나 등도 국내 제조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린 등 글로벌 브랜드와의 합작이나 위탁 생산을 검토 중이며, 롯데는 아사히 또는 몰슨 쿠어스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맥주에 적용되는 주세법이 종량세로 개정되면 한국에서 직접 제조에 나서는 글로벌 맥주 브랜드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종량세 도입 효과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 생산기지 구축과 함께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종량세 전환 시 내년 생산유발 효과가 6500억 원에 달하며 7500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저렴한 가격에 더 신선하고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500ml 캔 기준으로 현재 평균 소비자가격 대비 약 10% 수준인 220원의 가격 하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한국 맥주 시장은 4조 원 규모에 달하지만, 종가세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종가세하에서 국내 대기업 맥주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맥주를 수입한 결과 2012년 대비 지난해 출고량 기준 수입맥주 점유율은 약 4.3배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 3사의 지난해 생산 시설 평균 가동률은 60% 미만이었다. 동일 브랜드를 해외에서 제조해 수입하는 것이 세금이 적은 탓이다. 이로 인해 최근 6년간 42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생산유발효과로 환산하면 당해 약 3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수제맥주협회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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