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장남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이 삼광글라스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지분 확대로 경영권 승계 구도 변화,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지렛대 활용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4월 1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16회에 걸쳐 삼광글라스의 주식 2만7252주를 사들였다. 이 부사장은 2008년 6월 동양제철화학이 매도한 삼광글라스 주식 48만6000주 중 18만2800주를 넘겨받고, 2013년 11월 OCI가 보유했던 삼광글라스 주식을 매수해 본인의 지분을 3.77%에서 5.54%까지 늘렸다. 이후 5년간 지분율 변화가 없던 이 부사장은 올해 직접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6.10%까지 높였다.
이 회장은 그동안 장남인 이 부사장과 차남인 이원준 삼광글라스 상무를 각각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에서 경영수업을 시키며 승계구도를 명확히 해왔다. 그러나 이 부사장이 최근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두고 경영권 승계 구도가 변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여전히 형제간 지분 차이는 존재한다. 이 상무는 2013년부터 8.84%의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지분 격차는 여전히 2.74%p 수준이다. 또 최근에는 이 회장이 이 상무에게 OCI주식 5만 주를 대여해주면서 이 상무는 처음으로 OCI 0.13%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 부사장의 주식 매입 이유는 계열사 지분을 고루 갖고 있는 삼광글라스의 지분 확대를 통해 그룹 전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광글라스는 이테크건설 지분 30.7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계열사인 △군장에너지 25.04% △에스지개발 3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이 부사장의 지분 매입에 대해 “오너 일가로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연결기준 올 3분기까지 162억 원의 누적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당시 감사의견 ‘한정’ 을 받고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